동해/일본해 재판으로서의 멕시코만
국민국가 시대에 지명 문제가 내셔널리즘과 연동하는 일이 어디 한둘이랴?
저 멕시코만Gulf of Mexico 또한 그에 휘말렸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하다가 느닷없이 아연 인구에 회자하기 시작했으니
미국제일주의를 선언한 미국 신입 재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별안간 저 바다를 멕시코가 전유專有하는 일을 용납할 수 없으니 이름을 바꿔야겠다고 으름장을 놓기 시작한 것이다.
저 이름이야 아즈텍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겠냐만 국제해양지형 이름을 표준화하려는 기획하는 국제수로기구[IHO, International Hydrographic Organization]라는 데서 저리 부른다.
저 만을 낀 국가는 멕시코와 미국, 그리고 쿠바다.
저곳이 등장하기 시작한 초기 지도를 보면 예컨대 Juan de la Cosa와 Martin Waldseemüller가 집필한 16세기 초 지도에는 이름이 없다가 Abraham Ortelius가 제작한 1584년 지도에는 이곳을 "북해"(Mare de Nort)로 표시했다 한다.
이후 "플로리다 만"(Golfo de Florida)이라든가 "코르테스 만"(Golfo de Cortés)처럼 일컫기도 했으며, 다른 초기 유럽 지도에서는 "세인트 미카엘 만"(라틴어: Sinus S. Michaelis), "유카탄 만"(Golfo de Iucatan), "유카탄 해"(Mare Iuchatanicum), "대안틸레스 만"(Sinus Magnus Antillarum), "캐서야 해"(Mare Cathaynum) 또는 "뉴 스페인 만" (스페인어: Golfo de Nueva España) 등으로 일컬었으니 이때야 스페인이 지금이 미국 남동부까지 먹은 시절이다.
"멕시코만"(스페인어: Golfo de México, 프랑스어: golphe du Mexique, 나중에 Golfe du Mexique)이라는 이름은 1550년에 세계 지도에 처음 등장하고 1552년에 역사적 기록에 등장했다 한다. 프랑스예수회는 1672년부터 이 이름을 사용했다.
18세기 스페인 해군도에는 만을 "멕시코 만" 또는 "멕시코 해협"(Ensenada Mexicana 또는 Seno Mexicano)으로 유사하게 표시했다. 1836년 텍사스 공화국이 멕시코에서 독립할 때까지 멕시코 해안 경계는 만을 따라 동쪽으로 현재의 루이지애나까지 확장된 상태였다. (이상 역사적 유래는 위키피디아 영문항목 Gulf of Mexico 를 인용했다.)
그러니 멕시코만이라는 명칭은 역사적 유래를 볼 적에 나름 상당히 타당한 근거가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는 과거이고 문제는 그 절반을 미국이 먹어버렸다는 것. 문제는 이에서 발생한다.
미국 사회 일각에서는 저 멕시코라는 말을 용서할 수 없다. 그래서 트럼프가 내세웠듯이 걸프 오브 아메리카(Gulf of America)를 제안하며 이를 문서화하려 한다.
2025년, 트럼프는 내무장관한테 Gulf of America라는 이름을 채택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 14172호에 서명했으며, 이는 "멕시코와 쿠바와의 바다 경계까지 확장되는" 지역을 지정했다.
이 움직임을 보면 실은 동해 일본해 논란 판박이임을 초동급부도 안다.
Gulf of Mexico에 견주어 Gulf of America라는 말이 상대적으로 객관성을 지니는 명칭으로 보이는 것만은 분명하다.
왜?
America는 중의성이 다대해서 좁게는 미국이라는 특정한 국가를 의미하면서, 아울러 남북아메리카 대륙을 다 포함한다.
하지만 이 좁은 의미의 아메리카가 문제다.
가뜩이 제2기 취임과 더불어 각종 미국 무역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트럼프가 오늘 한달간 유예한다는 발표가 있기는 했지만 멕시코를 필두로 캐나다와 중국에 대해 관세 폭탄을 때리는 선언을 명시화했기 때문이다.
저 멕시코만 문제는 이런 일련하는 트럼프 행정부 움직임과 맞물려 전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