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고조선이 한국사 첫 머리에 등장하는 서술 방식

초야잠필 2024. 11. 2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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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보면 그런 나라는 없다. 

선사시대 끝에 느닷없이 고대국가가 등장하고 

그 고대국가가 그 민족과 국가 구성원 모두의 조상이 되는-. 

당연히 역사는 전설을 배우는 것도 아니고

정통을 가려 서술하는 통감강목도 아니다. 

당연히 선사시대의 끝은 문명권이 온다. 

그 문명권 안에서 원시적인 국가가 발생하고, 고대국가가 만들어진다. 

역사의 진실을 보자면, 

고조선도 그 문명권에서 탄생한 것이고, 

당연히 고조선은 해당 문명권 전체를 대표할 수도 없고

심지어는 한국 민족 전체를 대표할 수도 없다. 

한반도 남부는 고조선이었던 적이 없었고

고조선 후반기에는 이 지역에 별개 정치체가 있었기 때문이다. 

고조선을 역사의 벽두에 두고

이로부터 모든 국가가 파생한 것으로 보는 것은

따라서 동국통감식 설명이다. 

이 설명을 고수하면

고조선이 어떤 정치체였는가에 따라서

요서의 비파형동검문화도 한국사가 되었다가 안 되었다가 하며

만주와 부여, 고구려도 항상 외부의 역사공정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고조선을 버려야 한국사가 산다. 


독일사도 독일부족에 대한 설명에서 역사가 시작된다. 한국사라고 해서 이런 공통문명권의 주민사를 건너뛰고 고조선이 바로 시작된다고 보는 것은 난센스이다. 고조선은 이 문명권 한 곳에서 일어난 지역정권에 해당하며 한국민족사 전체를 대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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