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연구

교수직 마무리를 준비하며 대학사회에 바치는 고언 (1)

신동훈 識 2026. 4. 2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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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앞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 했지만, 교수직 마무리 작업 중이다. 

지금 진행 중인 연구관련 단행본, 교육관련 교과서 작업이 계속 밀려 있어 

이 일에 매진하다 보니 교수 생활이 더 길어지고 있는 것일 뿐-. 

이미 5년도 안 남은 교수 생활이라 지금 해야 하는 일이 모두 소진되어 사라지는 시점이

필자가 인생 새 생활을 시작할 시점이 되겠다. 

이 시점에서 대학 사회에 몇 가지 고언을 남긴다. 

필자는 99년부터 대학교수를 해왔으니 지금 교수생활 30년째가 목전에 있다. 

이 정도 고언을 할 자격은 있을 것이라 본다.

이 고언은 젊은 소장학자의 치기도 아니고, 

늙은 교수의 넋두리도 아닌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으면 하지만,

이것도 역시 내 욕심이다. 

첫째. 대학은 똑똑한 자가 남아야 하는 공간이 아니라 공부를 좋아하는 이, 호기심이 많은 이가 남아야 하는 공간이다. 

필자는 수재, 천재 소리를 듣는 많은 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호기심과 열정을 잃고 그저 그런 교수로 사라지는 것을 수도 없이 목격했다. 

그런 와중에 그래도 수십년 한길 파면서 은퇴의 시점에 뭐라도 남기는 사람들은 결국 소위 말하는 

의자에 앉은 엉덩이가 무거운 이-.

머리가 되건 안 되건 죽도록 한길만 파는 이들이 뭐라도 남기고 나가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그리고 그 은퇴시점의 대가들 중에는 젊은 시절 수재, 천재 소리 듣던 이들은 거의 없다는 점도 이야기 하고자 한다. 

학자, 연구자의 길은 멀고 먼 길이며, 각광, 스폿 라이트와는 거리가 멀다. 

남들이 알건 모르건 본인이 재미있어서 그 길을 계속 파는 이,

그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이들이 결국은 과실을 따고 위대한 업적을 만든다. 

대학은 호기심에 가득찬 이, 공부를 좋아하는 이가 남아서 교수를 해야지

소위 천재? 그딴것 필요 없다.

천재가 대학을 끌고가고 한 나라의 학술활동을 대표할 수 있다면

조선시대 우리나라 사대부들의 학술 수준이 왜 그 모양이었겠는가. 

그들은 식년시로는 3년에 33명안에 들어야 했을 정도로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이들이 식년급제를 했는데, 

그 와중에 평생 남긴 학술 업적이라고는 북송대 유학자들 쓴 책 읽고는 자기 생각이나 적어 놓은 
학원 강의 정리노트 외에는 없다는 것을 보면, 

애초에 학술활동과 수재, 천재는 처음부터 아무 관련도 없는 셈이다. 

대학은 공부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돌려주고, 

머리 좋은 이들은 공부에 관심 없다면 애초에 대학에서 교수 생활은 생각말고 딴 일로 사회에 기여하는 편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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