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박 선사실] 나를, 우리를 벗어던져야

"주변에 물어보니 대체로 반응이 괜찮아요."
내가 하도 국박 선사실 개편한 데를 거지 같다 했더니, 누군가 이런 말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 말하는 의미 맥락 내가 모르겠는가?
내가 반문했다.
"그렇게 말하는 놈들 다 이 업계 일하는 놈들이지?"
말이 없었다.
내가 한 마디만 더 했다.
"내가 좋은 전시, 내가 맘에 드는 전시장이 박물관을 망친다."
두 가지 측면이 있다.
그 어떤 경우에도 나를, 그리고 우리를 벗어나 물어야 한다.
물론 그렇다 해서 저와 같은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고,
어쩌면 저 비스무리한 답변이 돌아올 것이다.
왜?
그것을 대체하기 전 그것보다는 어케든 나으니깐.
내가 말하는 나, 혹은 우리를을 벗어나란 말이 무슨 뜻인가?
그 바깥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 업계 종사자들이 아닌 시각에서.
이 경우 두 가지로 나눌 수 있거니와
첫째 이 업계 종사자들이 아닌 이른바 일반 대중의 시각에서,
둘째 국경을 벗어난 시각에서 말이다.
그들도 그리 바라보는가. 혹은 그 수준에서 개편실은 어떠한가?
이걸 냉혹히 물어야 한다.
저를 염두에 둔 압도하는 평을 내가 모르겠는가?
나는 그 업계 내부에서 저를 향한 입발린 상찬들을 주례사 비평이라 간주한다.
가깝게는 저쪽 출신이거나, 저 업계 종사자이거나, 그래서 국박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그것이 아니라 해도 실제 그 눈으로 바라봤을 때에야 왜 상대적으로 좋아 보이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나는 저 문제를 주로 색감이라는 시각에서, 디자인이라는 시각에서 평했지만,
그 전시실 구성 내부로 기어들어가 그에서 무슨 문제는 드러나지 않는지? 그것을 살피고자 한다.
본래 이 점으로 곧장 들어가려 했지만, 경북 산불에 문화재가 다 날아가는 통에 잠시 미뤄놨던 문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