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훈 識 2025. 8. 20. 06:49
반응형

 

쇄미록을 보면, 

꿩 대신 닭을 쓴 정황이 몇 번 보인다. 

일단, 닭은 꿩에 비해 숫자상 상대가 안된다. 

특히 겨울이 되면 꿩은 며칠에 몇 마리씩 들어온다. 

숲에 낙엽이 떨어지면 매사냥 철이 시작되는 것이다. 

대체로 겨울엔 꿩 사냥이 활발했고 

이 시점에서는 꿩이 주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된 것으로 보인다. 

부북일기에는 한 번 꿩 사냥을 나가면 수십 마리에 심지어 백 마리 넘게 잡아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는데

쇄미록은 한 번 꿩사냥을 나가면 많아 봐야 서너 마리이다. 

부북일기쪽은 도대체 뭘로 꿩을 잡았는지 모르겠지만, 

쇄미록 쪽이 더 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무튼 꿩이 조선시대 내내 닭보다 더 많이 소비된 것은 이전에도 한 번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런데 닭은 의외의 시점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바로 꿩 사냥이 안되는 시기에 꿩 대신 닭으로 이를 잡아 먹는 것이다. 

수량의 측면에서는 꿩을 당할 수 없지만 

꿩은 어디까지나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것이므로 항상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문제가 있겠다. 

특히 여름철에는 닭을 더 많이 쓰는것 같다. 

숲이 우거져 꿩을 쉽게 잡기 어려워서 아닐까. 

조선시대에 꿩이 먼저일까 닭이 먼저일까 생각해 보면, 

쇄미록 기록을 유심히 보면, 

닭은 꿩의 보조적 역할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다.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그냥 생긴 것이 아니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