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야잠필 2024. 5. 30. 09:46
반응형

젊은 시절 연구는, 

심지어 네이쳐 사이언스 등 굴지의 저널에 출판된 논문이라 할지라도

모두 진실의 파편이다. 

상상력 억제제를 듬뿍 친 산물이기 때문에 

스토리를 구축하기 아주 힘든 결과물이다. 

나이가 들수록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젊은 시절 달고 살았던 논문의 작법과 다른 룰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스토리가 없는 이야기는 나이가 들수록 절제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스토리에 관심을 두어야 하며 

이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서 과학적 논문의 작법과 이별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필자가 주의깊게 나이 들어가는 연구자들의 지적 산물을 주시해본 결과는, 

60 언저리에서 이러한 작법의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 몇 년 안 되어 지적 생산활동에서 자의반 타의반 은퇴해야 했다는 것이다. 

스토리 외에는 없다. 

영감들에게는. 


혹자가 보기에는 대중작가이지 과학자가 아니다, 라고 할지 모르지만 자레드 다이아몬드도 전업작가로 방향을 틀기 전에는 Nature Science 등에 50편이 넘는 논문을 출판한 중견학자였다. 60 전에 이전까지의 작법을 포기하고 대중서와 학술서의 중간쯤에 위치한 책을 펴내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그를 메가히트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