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를 수백명 거느린 이의 "지독한 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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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타면서 “지긋지긋한 가난”… 연예인도 비판한 ‘가난 챌린지’
페라리 타면서 지긋지긋한 가난 연예인도 비판한 가난 챌린지 재력 과시하며 가난하다 토로... 소셜미디어 퍼져 가수 김동완 웃기기 위해서라도 해서는 안 될 것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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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일기나 글을 보면
이미 잘 알려져 있는 것 중의 하나이지만,
노비를 수백 명 거느린 대 노비소유주인 선비가
남긴 글에 끼니를 걱정하고 가난을 한탄하는 글을 남기는 것이다.
이것을 어느 한 명만 이러면 그러려니 할 텐데
이런 식으로 글을 남긴 이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 문제겠다.
그래서 논문들 중에는 이를 사실로 받아들여
노비 수백 명이라도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조선의 선비는 가난했다라과 쓴 글도 봤는데,
정말 그럴까.
쇄미록을 보면 임진왜란 와중에도
그 일기의 작자는 얄미울 정도로 죽을 먹지 않는다.
심지어는 자기 손자 손녀하고 밥을 같이 먹을 때도
애들은 죽을 줘도 자기는 얄밉게 밥을 지어 숟가락을 든다.
그리고 일기에는 나는 죽을 좋아하지 않아서 밥을 지어 먹었다.
라고 쓴 것이다.

필자는 쇄미록을 볼 때 이러한 기록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곤혹스러웠다.
죽을 먹기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그리고 아이들은 죽을 주고 자기는 밥을 지어 먹는 이러한 행동은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그리고 쇄미록에는 가난과 굶주림을 일기 넘길 때마다 써 놓았지만
그가 먹는 내력을 보면, 이건 굶주린 사람의 그것이 아니라는 게 문제겠다.
위에 오늘자 신문에 요즘 SNS올라오는 포스팅 중에
기내에서 라면을 먹으며 (아마도 비즈니스석 이상이겠다) 이 지독한 가난이라고 포스팅하는 것을
비판하는 기사가 올라왔는데,
조선시대 선비들의 "가난"이란 이런 것이 아니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필자가 보기엔 조선시대 선비들은 굶주린 적이 없다.
가난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런 말을 입에 달고 살았을 뿐.
입에 달고 살았던 것과 정말 그랬던 것은 분명히 다르다.
*** [편집자주] ***
저 가난 타령에서 또 하나 우리가 생각할 지점은 저 조선 사회가 화폐경제가 아니라 물물경제라는 사실이다.
가난 타령이 어느 정도 현실성을 반영하기도 하는 까닭은 모든 재산이 유동성에서 묶여 있다는 데서 비롯한다.
서류상 장부상 부자일뿐 현금유동성이 전연 없어 매번 쪼들린다 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