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말라 비틀어진 진평왕릉 버드나무 아래서

어느 해 봄기운 한창하기 시작할 이 무렵 경주 진평왕릉이라
이 무덤에 진짜로 진평왕이 묻혔는가는 묻지 말자.
그런 물음은 봄을 산통 깨거니와, 벌써 이런 이야기 꺼내는 일로써 그 산통은 절반이 박살났으니깐.
이런 봄날은 들녘 아지랑이가 스멀스멀 기어오르곤 하는데
이후 언제던가?
쫄래쫄래 영디기랑 손잡고 이집트 여행이라는 걸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 아지랑이가 덩치가 커지고 조금 거리가 멀어지니 바로 신기루더라.
신기루?
뭐 대단할 줄 알았더니
착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
그래 이걸 과학이라는 잣대로 갓다 들이대면 시각 문제를 논할 것이요 혹자는 대류 현상을 지적하기도 하겠지만
그런 놀음 역시 봄날을 산통한다.
저 진평왕릉은 그 곁을 지키는 버드나무 노거수 몇 그루가 압권인 데라
신접살림 차리고자 결혼사진 찍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곳이라
저 늙어 비틀고 말라빠진 버드나무처럼 그렇게까지 꼭 붙어살자 아둥바둥하자는 뜻인지는 모르겠다만
것도 다 한때라 백수되면 꽝이니 젊은 시절 질펀하게 놀고 볼 일이다.
가고 나면 그루터기 껍데기 비듬밖에 더 남겠는가?
그러고 보니 지금은 버드나무가 한창 물을 빨아들일 무렵이다.
그 빨아들인 물은 버들솜으로 승화한다.
***
참고로 이 차는 지금은 바뀌었는데 오세윤 작가 소유물이었다.
Down By the Salley Gardens
BY WILLIAM BUTLER YEATS
버드나무에 이파리 돋듯, 사랑은 그리 솟아나는 법
Down By the Salley Gardens BY WILLIAM BUTLER YEATS Down by the salley gardens my love and I did meet; She passed the salley gardens with little snow-white feet. She bid me take love easy, as the leaves grow on the tree; But I, being young and foolish, with
historylibra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