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역사 2024. 2. 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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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입춘첩. by 박진우 작가



입춘에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만 쓰는 줄 아는데, 이 문구로 굳어진 건 오래지 않은 것으로 안다.

그전에는 시를 지어서 붙이는데, 1구와 2구는 대문 밖 좌우에 3구와 4구는 대문 안쪽 좌우에 붙였다고 한다.

미암 유희춘은 그의 일기에 지은 문구와 붙인 위치를 정확히 써 두었다.

어떤 이는 주련을 입춘마다 바꾸기도 했더라.

전근대시대 문집에 남은 수많은 입춘첩이 그것들이다.

권근(權近, 1352~1409)이 세상을 떠나던 해인 1409년 1월 12일 입춘에 지은 입춘첩은 이 궁벽한 곳에 딱 맞기에 인용한다.

〈입춘 첩자(立春帖子)〉-기축년 1월 12일-

북두성 자루 처음으로 돌아와 北斗星初轉
동풍에 봄기운이 이미 새롭네 東風氣已新
하늘은 후하고 박함이 없어서 天心無厚薄
촌구석에도 푸른 봄이 왔다오 陋巷亦青春


《양촌집》 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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