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
닭고기를 내어 매를 주어 기르다
신동훈 識
2025. 8. 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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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조선시대에는 꿩 대신 닭,
닭이 꿩의 보조적 역할이라 썼었는데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바로 쇄미록에 나와 있는 바,
닭을 잡아 매를 기르는 장면이다.
오희문 집에서 매를 얻어 길들이고자 할 때
집안의 닭을 잡아 매에게 먹이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매를 먹일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매를 일달 길들여만 놓으면
매가 꿩 사냥을 해서 거둬들일 테니
결국 이익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조선시대에 닭은 꿩의 보조적 수단이었던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겠다.
물론 닭은 이처럼 꿩의 보조적 역할에만 그쳤던 것은 아니고,
닭을 기르는 이유 중에는 달걀이 있음도 잊어서는 안되겠다.
꿩은 육고기는 얻어도 알을 얻을 수가 없으니
알이야 말로 꿩이 갖지 못한 닭의 최대의 장점이 되겠다.
각설하고,
오희문 집에서 닭을 먹여 키우던 매는 어찌되었을까?
닭도 통 먹지 않아 결국 그냥 놔주게 된다.
오희문으로서는 무척 속 쓰린 장면이었을 것이다.
*** [편집자주] ***
씨암닭 잡아 사위 먹인다는 발상은 대체 언제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씨암닭은 늙어서 질기기 짝이 없다.
내 딸 뺏어간 놈이라 해서, 고얀 놈이라 해서 먹다가 이빨이나 빠져라 하는 심정으로 던져주었다면 할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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