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과 꿩: 조선시대의 경우

닭과 꿩은 엄청나게 달라 보이지만 이 두 종은 사실 아주 가깝다.
어느 정도 가깝냐 하면 닭뼈와 꿩뼈는
발굴현장에서 얻으면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몇 가지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한데 쉽지는 않다.
따라서 과거에 닭뼈로 알던 것이
실제로는 꿩뼈였던 사례가 국제적으로도 꽤 있다.
실제로 이 둘은 맛도 거의 비슷하여 양자 모두 훌륭한 대체재다.
닭과 꿩이 이렇게 비슷하지만 양자간 차이를 또 들자면
가장 큰 차이는 닭은 사육이 되지만 꿩은 그게 안 된다는 것이다.
꿩을 사육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역사적으로 증명된 바 없다.
사육이란 건 포획한 후
일정기간 두고 길렀다는 의미가 아니라
계대사육이 된다는 이야기다.
알을 낳아 키우고 다시 새끼를 치는 과정이 반복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되지 않으면 사육했다고 하지 않는다.
닭은 필자가 아는 한 20세기 이전 고기의 소비라는 측면에서 꿩을 압도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꿩은 우리나라에 아주 많아서 닭고기 소비를 항상 앞질렀다.
이런 것은 각종 기록을 종합하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닭은 꿩이 절대로 따라하지 못할 일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사육이 된다는 것이다.
집에서 키우면 병아리를 낳고 다시 그것이 닭이 되어 알을 또 낳으니
집안에 갑자기 닥치는 일에 항상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귀하기는 하지만 닭알을 얻어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닭은 예측가능성에 있어서 꿩이 절대로 따르지 못하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살려서 시장으로 들고가는 것은 항상 닭이다.

꿩은 죽어서 시장에 간다.
말리거나 생 꿩으로. 육류로 소비되기 위해 장으로 가는 것이다.
꿩과 닭은 이처럼 아주 가까운 친척이고 용도도 비슷하지만
서로간에 대체제이자 보완재의 성격도 가지고 있었다고 하겠다.
*** [편집자주] ***
저 가축화 개념과는 다르지만 꿩을 가두어 키우는 꿩 농장은 전국에 산재한다.
이 꿩은 야생성이 너무 강해 틈만 나면 우리를 탈출한다.
한국고고학이 닭뼈라 보고한 것들은 모조리 재분석을 해야 한다. 난 그런 눈대중 안 믿는다. 과학을 믿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