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

대학교육은 시킬 돈도 없던 정부 그리고 우골탑

신동훈 識 2025. 6. 21. 16:10
반응형

흔히 우리나라 교육열이 망국병이며 

우골탑은 부모들 등골 빼먹는 망국적 현상으로 이야기하는 걸 보는데, 

필자가 보기엔 이건 참 한가한 소리다.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이 많아지지 않으면 근대화고 산업화고 없다. 

우리나라는 식민지를 거쳐 독립한 나라라

정부 돈으로 국민들을 모두 대학교육 다 시킨다는 건 언감생심 꿈도 못 꿀 나라였다. 

그래서 정부는 딱 대학 입학 이전까지만 대략 간신히 교육시켜 졸업시켜 놓으면

그때부터 대학 교육은 사립대학과 국민들이 알아서 졸업시키는 

분담 아닌 분담이 이루어진 것이다. 

우골탑. 

이것 때문에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자신들의 은퇴 후 비용을 모두 대학에 퍼부은 것이나 다름없다. 

나라에서 돈이 없다 보니 아버지 어머니들이 소 팔고 논 팔아

대학 교육 자체도 유지시키고 자식들 대학 졸업시킨 것.

이것이 우골탑의 정체다. 

이런 우골탑에 도대체 누가 망국병이라고 손가락질할 수 있단 말인가. 

우골탑이 없었으면 대한민국도 없었다. 

그러면 도대체 왜 우리 아버지 세대는 죽어도 자식을 공부시켜야 한다고 

줄줄이 우골탑을 쌓았을까. 

그 이유를 나는 방송대에서 나이 70이 넘어서도

뭐 대단한 영화를 누리겠다고 하는 것도 아님에도 

꼬박꼬박 나와 공부하는 영감님들 보며 찾았다. 

전 세계 통틀어 못 배운 한이 있는 나라는 몇 안 될 것이다. 

 

 

아마 이 우골탑이라는 이름도 학문의 전당이라는 상아탑 (ivory tower)에 빗대어

자식 대학 졸업생 만들겠다고 소 팔아 집안 기둥뿌리를 뽑아 버린다고 붙인 이름일 텐데, 

60 평생을 대학에서 보낸 필자가 보기에 상아탑이 뭔지

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대단한 것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우골탑이 상아탑보다 훨씬 고귀한 것이라는 것은 알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