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났으면 더이상 식구가 아니다
조선시대 사족들, 유학자들을 보면 이런 사람이 많다.
원래부터도 대단한 학자가 아니었던듯 하던 이들이
어느날 갑자기 산림이라는 이름으로 픽업되어 정계의 거물이 된다.
그건 뭐 그런 대로 좋다.
내가 아는거 세상에 구현해 보겠다는데 그걸 어떻게 막겠는가.
게다가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라 하지 않았는가
수신이 끝나서 치국을 하러 나가겠다는데 그걸 어쩌겠냐는 말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 사람들은 틈만 있으면 낙향해서 공부하겠다고 한다.
밥만 먹으면 나가서 정치판에서 치고 받던 이들이 낙향해서 공부는 제대로 하겠는가?
그건 핑게 일 뿐이지만 더 웃기는 것은
이 사람들이 죽고 나면 정승집이라고 사족에게 호소하지는 않는다.
거대 문집을 펴내 학자연 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20세기, 21세기가 되어도 이런 풍토는 변함이 없다.
대학에 있다가 정치판 나가는 건 좋다 이거다.
그런데 왜 꼭 정치판 기웃거리다 안
되면 다시 대학에 와서 학자연하냐 이거다.
정치판 가서 몇년 있다 와도 여전히 대학교수 할 만 하면
그 분야 연구라는 거
솔직히 수준이 뻔하다.
이 블로그에 올라오는 요즘 고고과학 논문들을 봐라.
이건 몇 년 외유했다가 돌아와서도 따라갈 수준이 아니다.
세계적 학문의 흐름이라는 것이 다 이렇다.
고고과학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필자가 앞에서 국대 이야기를 쓴 바.
그것도 마찬가지다.
왕년의 스타였건 뭐건 간에 지금 그 자리를 떠나 연예계 활동을 하고 있다면,
축구판 이야기는 더 할 것도 없다.
연예인이니 그쪽 일을 잘하면 될 일이다.
한 번 정치판으로 나가면 대학은 신경 쓸 것도 없다.
이미 정치인이니 그거나 잘 하라 이거다.
우리나라 대학을 이 꼴로 만든데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이미 대학에서 연구하는 것도 아닌
정치판에 발 담근 정치인들이 옛날에 대학 물 좀 먹었다고
학자 흉내를 다시 내는 것
그것 때문에 우리나라 대학이 아직도 이 모양이다.
이번 국대 감독은 물론 뭐 입이 백 개라도 할 말 없을 것이라 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예인이 되어버린 "축구인"들이 삿대질을 해 대는 것도 보기 좋지 않다.
그 자리를 벗어난 "전문인"은 "일반인"보다도 더 입을 조심해야 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