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퇴와 그 이웃-115] 들판에 가득했던 물소떼
장사국에는 사육소로 인도혹소를 키우고 있었으리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 들판에 있던 야생동물 중에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
묵자에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墨子·公輸》 “荊有雲夢, 犀, 兕, 麋, 鹿滿之.”
운몽택에는 犀, 兕, 麋, 鹿 등 동물이 가득했다는 것이다.
이 중 犀는 코뿔소다.
麋는 사슴 사촌쯤 되는 사불상,
鹿은 사슴이다.
그러면 兕는 무엇일까?
옥편을 보면 이에 대한 설명으로 코뿔소, 혹은 외뿔소라고 해 놓았는데,
뿔이 하나 달린 전설상의 동물이라는 설명도 있다.
물론 틀린 이야기는 아닌데, 코뿔소는 당시 犀라는 한자가 따로 있었다.
그리고 외뿔소라는 전설상의 동물도 아니다.
나중에는 兕가 뿔 하나 달린 전설상의 맹수가 되어버렸지만
전국시대까지만 해도 그런 전설상 동물이 아니라
실제로 야생에서 볼 수 있는 야생동물이었다.
최근에는 이 兕가 물소라는 주장이 있는데
물소 중에서도 사육하는 물소가 아니라
야생 물소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바로 이 녀석이 兕이다.
현대 학명으로는 Bubalus Mephistopheles 라 하는데 지금은 멸종하고 없다.
은허에서 이 녀석 뼈가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전국시대에는 기후 변화로 황하유역에서는 거의 사라졌지만
장사국의 운몽택 주변에는 엄청나게 많이 산 모양이다.
마왕퇴 한묘가 만들어지던 당시 늪지로 사냥을 나가면
그때까지도 이런 야생 물소는 엄청나게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