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 이야기/마왕퇴와 그 이웃

[마왕퇴와 그 이웃-119] 닭이 동쪽으로 간 까닭은

신동훈 識 2025. 5. 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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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꿩느님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사육 닭은 중국 남방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처음 사육화 된 후 

북상하여 황하유역까지 올라가는데 이 과정이 그다지 만만치 않아 사람의 손을 타고 북상한 것이 분명한 것은

우선 닭은 날지 못하기 때문에 북상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큰 강들을 사람의 도움없이 건널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어쩄건 우여 곡절 끝에 황하유역까지 북상한 닭은 그 후

동쪽으로 전해져 한국과 일본도 마침내 닭고기 맛을 보게 되는데, 

이는 한반도와 일본열도의 경우 생각보다 상당히 시대가 내려올 가능성이 있어

한국의 경우에도 닭뼈가 확실하게 발견되는 시기는 그다지 많이 올라가지 않아

점토대토기 단계 이전으로는 소급하기 어렵지 않을까 한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로 열도에서 닭뼈가 확실히 나오는 시기는 대체로 서기원년을 전후한 야요이시대의 후반기로, 

그 이전에는 일본 역시 닭고기란 맛도 못보는 상황이 되겠다. 

물론 닭고기를 못 먹는다고 해서 비슷한 것도 없었던 것은 아니고

필자가 여러 번 이야기 했듯이 닭의 대체재인 꿩을 열심히 잡아 먹었을테니 

닭고기가 없었다고 해서 크게 아쉬울 것은 없었겠다. 

아무튼 시작부터 단백질공급원으로 출발했음이 분명한 중국이 닭 사육과 달리 

한국과 일본의 닭은 초창기에는 식량원이라기 보다 일종의 위신재로 간주된 흔적도 있으니 

우리의 경우에는 신라에서 닭이 뭔가 범상찮은 존재로 간주된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나, 

일본의 경우에도 야요이시대에 닭은 상위의 지배자가 아래 사람들에게 내려주는 일종의 위신재였다고 보는 시각이 있었다는 것을 보면, 

닭은 한국과 일본에서는 초창기, 그다지 많이 키우고 잡아 먹은 것이 아니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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