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퇴와 그 이웃-95] 니콜라이 황제 일가의 "신원확인"
볼세비키 혁명 와중에 처형된 러시아 니콜라이 황제 일가 신원확인 작업은
현재까지도 고고학 발굴 현장에서 확보된 시신의 신원 확인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교과서적 작업에 해당한다.
소련이 붕괴한 후 러시아 정부는 니콜라이 황제 일가가 처형된 후 묻혔다는 곳을 발굴하여
다수 인골을 얻었다.
한 사람 것이 아닌 이 인골의 성별과 나이 분석 작업은 인류학자들이 작업했다.
그 결과 이 뼈는 처형당했다는 러시아 황제 일가의 사람들과 나이와 성별이 일치한다고 확인하였다
(함께 발견된 뼈에는 함께 처형당한 집사의 뼈인가도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일단 여기서는 제외하고 이야기한다)
뼈에서는 총상 흔적도 확인했다고 안다.
하지만 이 뼈가 대체로 니콜라이 황제 일가 뼈라고 추정된다 해도 정말 그 일가 뼈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이를 위해서는 유전학적 검사가 필요하였다.
그래서 나온 결과가 아래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 TH01, CSF1PO등으로 붙은 이름은 autosomal STR marker라고 부르는데 복잡하니 그냥 유전자 마커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하나하나가 개인에게 고유하게 존재하는데 한 마커당 두 개씩 있다.
예를 들어 니콜라이 2세 황제의 TH01은 7과 9.3이다.
이 두 개 정보는 하나는 어머니한테서 오고 다른 하나는 아버지한테서 온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이 두 개 정보 중 어느 것이 내 아들이나 딸에게 내려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아들이나 딸에서 부모가 가지고 있지 않은 정보가 내려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부모에게 없는 정보가 발견되면 이는 친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위 그림을 보면, 아래쪽 다섯 명이 황제와 황후의 아들과 딸로 생각되는 뼈에서 추출한 정보인데
모두 황제와 황후에게 있는 정보만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다섯 명은 위의 어른 둘 (황제와 황후)의 자녀들이다.
그러면 이 일곱 명 (어른 둘에 그 자녀 다섯)이 황제일가라는 것은 어떻게 알까?
간단하다.
유럽 황실은 국가를 막론하고 친족으로 얽혀 있다.
러시아 황실 친족이 다른 나라에도 있다는 말이다.
니콜라이 일가의 DNA는 아직 살아 있는 그들의 친족과 대조하였고
그 결과 이들이 니콜라이 황제 일가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고고학적으로 발굴되는 인골의 신원확인 작업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모두 이렇게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