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

명문이면 명문답게 역사에 책임을 져라

신동훈 識 2025. 12. 23.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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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역사연구로 자기 집안에 뭔가 위해가 된다 싶으면

떼로 몰려들어 항의를 하고는 하는 모습을 보는데, 

위로는 조선시대 최고 집정이라 할 왕족부터 시작해서 

아래로는 무슨무슨 대단한 집안이었다는 혈족까지

뭐 하나 자기 조상들한테 조금만 손해가 간다 싶으면 발끈해서 항의하고 

심지어는 명예훼손 운운 이야기까지 설왕설래하는 걸 가끔씩 보는데, 

한 가지 이야기를 이런 분들에게 해주고자 한다. 

영국의 리차드 3세-. 

잘 알다시피 전쟁에 져서 반대파에 죽임을 당해 묻어버린 것을 

요즘 주차장 자리에서 발굴해서  DNA 연구에 의해 리차드 3세라는 것을 밝혀내는 개가를 올렸는데, 

이때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 중에 

DNA 연구로 추적하다 보니 지금까지 영국왕실 후손으로 알려진 최고급 귀족들 집안이

사실은 영국왕실 하고는 무관한 핏줄이라는 게 밝혀져

그 위 조상들 중 누군가는 뭔가 명쾌하지 못한 사실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결과가 확인되었는데

그 내용이 문안 그대로 결과대로 보도되어 세간에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 있다? 

난리난다.

내 생각에는 아마 이 연구 발표한 사람은 집에 돌아가다 린치를 당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 영국의 경우는 나도 좀 심했다 꼭 저걸 발표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그만큼 역사적 연구에서 개별 집안들은 한발 떼고 방관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 

이 점을 말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양반이 아무리 잘났다 한들

저 영국 귀족 최상급 귀족만 하겠는가?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우리나라 족보라는 게 반은 뻥이요 반은 정말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사실을 

프랑켄시타인처럼 기워 놓은 누더기 조합인데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조금만 자기 조상들 이야기가 연구에서 안 좋게 나왔다 하면

발끈해서 난리를 친단 말인가. 

명문 집안이면 명문 집안답게, 

연구결과로 나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초연하게 방관하는 자세를 

이제는 취할 때도 되지 않았는가? 




문중들이 하도 난리를 치고 하니

아예 문제될 만한 것은 하나도 안 건드리고 하다 보니 

뭐 하나 분명한 것도 없고 

우리나라 조선후기는 뭔가 대단한 성인군자들만 산 것 같지만

막상 호적을 들여다 보면 개판도 그런 개판이 없고, 

악취도 그런 악취도 없는 냄새가 나는 그런 사회를 의외의 장소에서 만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사실보다 강한 힘이 뭐가 있으랴. 

이제 우리나라 문중들도 역사를, 사실을 직시할 때가 되었다. 

가장 유명한 명문 집안부터, 

우리는 역사 연구에서 이제부터 초연해지련다, 

담담하게 선언하고 뒤로 물러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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