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S & MISCELLANIES

문질빈빈文質彬彬, 동아시아 글쓰기 이천오백년의 쟁투

taeshik.kim 2020. 6. 2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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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4.19혁명시 초고. 퇴고한 흔적들이 보인다. 연세대박물관 


子曰, "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彬彬然後君子"

공자가 말했다. "생각이 표현방식보다 앞서면 조악하고, 표현방식이 생각보다 앞서면 겉만 번드레하다. 생각과 표현방식이 절절이 조화를 이룬 이후라야만 군자다."

이 말은 여러 용도가 있었으니, 개중에서도 가장 널리 애용된 곳은 문장론이었다. 이에서 質은 자기가 표출하고자 하는 자기 생각이다. 文은 그것을 표현하는 문장 표현 양식이다.

문장에 신경쓰지 않고, 지 생각만 강요하고자 하면, 천박하기 짝이 없고, 반대로 문장이라는 꾸밈만 내세우고, 지 생각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는 글은 겉만 요란할 뿐 내용은 없다는 말이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문장다운 문장이 된다는 뜻이다. 이 말 정곡을 찌른 표현이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다.

생각인가 문장인가? 이를 둘러싸고 동아시아 지식인 사회에서는 2천500년간 간단없는 쟁투를 벌였다.

(2018.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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