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놀이와 어금니] 고고학 발굴과 두개골, 그리고 치아
발굴 현장에서 발견되는 유해는 무작위적으로 여러 부위가 남는 것이 아니라
대개 마지막까지 남는 패턴이 있다.
예를 들면 머리뼈의 경우 관자뼈 (temporal bone)가 마지막까지 남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 부위 뼈가 다른 부위에 비해 두껍고 단단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 관자뼈 안에 드릴을 넣어 뼈가루를 얻어 고대 DNA 연구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이 부위 뼈가 많이 남고 또 드릴로 구멍을 파 뼈가루를 얻으면 다른 부위에 비해
손상이 적기 때문이다.
최근 뼈로 고대 DNA를 연구하는 경우, 거의 대부분 이 부위 뼈를 이용한다.
이 뼈 부위 말고 또 마지막까지 남는 부위를 말하라면,
뼈는 아니지만 역시 치아다.
치아는 구조를 보면 에나멜층이 가장 바깥에서 둘러싼 모습을 하는데
그 안쪽에 상아질 층(dentin)이 있다.
따라서 에나멜에 둘러싸인 상아질 층은 정상적인 상태라면 바깥에 노출되지 않는다.
치아에서 DNA를 뽑는 것은 마지막까지 남는 에나멜층이 아니라 가장 안쪽의 수질 (pulp)이다.
이 부위가 남아 있어야 DNA를 성공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데 대개의 경우
오래된 치아에서는 에나멜층이 남아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뒤집어 보면 안쪽 층들은 모두 사라져버린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DNA를 뽑는 일이 쉽지 않다.
치아의 겉모습만 보고 DNA 추출 성공 여부를 점치기가 쉽지 않은 이유이다.
*** 편집자주 ***
이빨 중에서도 유독 어금니가 살아남는 이유는 두개골 중 관자놀이가 살아남는 이유와 같다.
다른 이빨보다 유독 법랑질이 두터워 끝까지 살아남는다.
치과 치료 생각해 보면 이빨이 그리 단단함을 생각만 해도 오싹한 드릴 치료를 상상하면 좋다.
얼마나 이빨이 단단한지 불꽃이 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