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 이모저모

배무이 속 과학기술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4. 2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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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배무이는 '배를 만든다'는 순우리말이다.

예로부터 우리 배는 독특한 구조와 제작과정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배의 독특한 구조로는 배의 횡단면 구조가 마치 긴상자처럼 평평한 평저형의 구조로 되어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수심이 비교적 낮고 평평한 갯벌을 가진 우리 해안의 자연환경을 고려한 것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우리 고유 배는 다른 나라의 배들과 구별해서 한선韓船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것은 중국의 고유 배를 정크(戎克, junk), 일본의 고유 배를 와선(和船) 또는 야마토가다선(大和型船)이라 통칭하는 것과 비교된다. 





배무이에 사용되는 목재의 수종은 크게 저판과 외판 그리고 갑판 등에 사용되는 외부재와 가룡, 멍에, 나무못 등에 사용되는 내부재로 구분된다.

배무이의 외부재에 사용되는 기본적인 목재는 소나무다.

소나무 중에서도 적송赤松을 주로 사용했다.

소나무는 비중은 약간 낮으나 가벼워 가공하기 쉽고 상당한 내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배의 외부를 꾸미는데 적합한 특징을 갖고 있다. 

배무이의 내부재에 사용되는 수종은 참나무, 박달나무, 상수리나무 등을 사용했다.

특히 부재를 서로 연결시키는데 사용되는 못은 나무못을 사용했다.

쇠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못을 사용한 까닭은 쇠못이 바닷물의 염분에 쉽게 부식되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못을 사용했다. 





재목이 준비되면 건조 과정을 거쳐야 한다.

목재가 건조되지 않는 상태에서 배를 만들면, 시간이 경과 될수록 목재가 건조되면서 틈새가 생겨 물이 새는 등의 결함을 갖게 되어 배를 운행할 수 없게 된다.

우리의 배무이에는 독특한 제작기술이 보이는데, 가쇠, 가룡, 멍에 등을 들 수 있다.

가쇠는 밑판의 목재와 목재를 단단히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가쇠를 박는 방법은 한 번은 오른쪽에서 또 한 번은 왼쪽에서 서로 엇갈리게 박는다.

이렇게 엇갈리게 박는 이유는 목재들이 한쪽으로만 힘을 받으면 다른 쪽으로 벌어지거나 휘기 때문에 이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가룡加龍은 파도나 어떤 압력으로 인해 뱃전의 좌우 외판의 널빤지들이 벌어지거나 튕겨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것으로 '장쇄長釗' 또는 '가룡목加龍木'이라 한다.

가룡은 외판 하나하나에 수평으로 가로질러 설치함으로써 양 뱃전을 잡아주는 횡강력橫强力 부재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멍에란 뱃전 즉 최상층 외판 위에 설치되며, 횡강도를 유지하는 기본 골격이 된다.

멍에에 턱을 만들어 여기에 기대어 갑판을 까는데, 멍에는 마루 널이나 갑판 위의 사람과 짐의 무게를 받치는 역할을 하므로 배의 대들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배의 기본 선형구조는 평평한 배밑, 턱을 따내고 널빤지를 겹쳐서 쌓아올린 외판, 배밑을 가로로 꿰어 박은 기다란 나무창인 가쇠, 배의 대들보라고 할 수 있는 멍에, 멍에 아래의 좌우 외판에 구멍을 뚫어서 꿰어 걸은 가룡, 외판을 위에서 아래로 꿰어 박은 나무못인 피새를 들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서양의 선형이나 중국의 선형과는 다른 것으로, 우리나라의 지리적, 지형적 자연환경과 생태 조건과 형편에 알맞게 독특하게 창안되고 발달되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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