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자가 되어 신분세탁을 한 조선의 기억

사람은 태어나면 누구나 신분상승을 꿈꾼다.
그런 적 없다고 하면 거짓일 것이다.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야말로 역사를 진보시키는 힘이다.
그런 동기가 없으면 아무도 일하지도 않고 공부하지도 않는다.
조선시대 성리학에서는 공부하는 동기를 출세가 아니라
인성도야로 선언했지만
그 성리학자들에게 공부를 왜하냐고 물어보면
술 몇 잔 걸치고 나면 결국 나오는 건 다음 과거 시험 이야기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속물인 것이 아니라 인간의 속성이 그런 탓이다.
그러니 우리나라 유학자들의 필독서 중 하나인 고문진보 첫 머리에는
세속적이라고 욕을 먹으면서도 진종황제 권학문이 떡 하니 실려 있는 것 아니겠다.
각설하고,
조선시대 18-19세기.
신분세탁을 꿈꾸는 이들이 동원했던 방법-.
배운자가 되어 (유학) 양반으로 올라가
군역도 면제받고 과거도 보고,
이전과는 다른 인생을 다음 세대에 물려줄까말까 한 기억은
한국인에게 강렬한 기억을 남겼다고 본다.
이 기억이 결국 "못 배운 한"을 만들고
20세기 들어와서는
북청물장수 아들이 대학공부를 시키고,
20세기 후반 들어와서는 대학에 우골탑을 쌓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열을 누가 욕할 수 있을 것인가?
20세기를 넘어 21세기에도 한국사회를 뒤흔드는 교육열을 욕하는 것은
조선시대 신분 상승을 위해 과거시험 하나에 목숨을 걸었던
하급 양반들을
자기들은 과거 급제 없이도 음서로 그럴 듯한 벼슬 자리 하나 받아 양반 쉽게 유지할 수 있었던
상급 양반들이 아랫것들은 공부의 진짜 의미를 모르는 것들이라고 혀를 차며 비웃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말이다.
*** [편집자주] ***
결국 저들한테 공부하는 이유는 입신양명立身揚名 딱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