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불안한 세상을 꿈꾸는 서자와 지손들

신동훈 識 2025. 7. 2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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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조선시대 내내 평온한 나라였다. 

어떻게 아느냐

우리나라 조선시대 인골을 보면 도대체 두들겨 맞거나 부러진 흔적들이 별로 없다. 

일본에는 무수히 나온 칼싸움 흔적들

한국에는 거의 안 나온다. 

임진왜란 때 왜군에 당해 죽은 것으로 생각하는 인골. 

이런 경우만 이례적으로 보일 뿐이다. 

족보를 보면 느낄 수 있는 것이 무언가 하면, 

종손에 가까울 수록 쉽게 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개 대대로 그럴 듯한 벼슬을 하고 집안이 창성하여 유지되어 내려가는 경우 

대개의 경우 종손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이들은 유산을 물려 받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이고 

적서차별이 대단했던 조선시대에 적자로 내려간 사람들이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조선시대에 망하지 않는다. 

이들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흔들리는 것은 바로 조선시대의 이러한 시스템이 흔들리고 나서부터이니 

19세기 이후 이들은 경제적 위기를 맞기 시작했을 것이라 짐작해 본다. 

대개 장자가 아닌 지손들과 서자들의 경우 

안정된 사회에서는 기회를 잡을 수 없다. 

이들은 불안한 사회, 흔들리는 사회를 원한다. 

조선의 역모사건에서 서자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메이지 유신 전 막부타도를 위해 탈번한 사람들을 보면

장남은 별로 없다. 자기 번에서 주는 녹봉만 제대로 받아 먹고 살아도 

일생 굶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째아들부터는 이야기가 다르다. 

이들은 물려받을 재산이 많지 않기 때문에 칼 한자루 차고 탈번을 했고, 

막부를 쓰러뜨려야 자기 살길이 열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막부와의 전쟁을 공공연히 선동하고 다닌 것도 이들이었다. 

심지어는 메이지 유신 이후 정착하지 못하고 기회를 잡겠다고 아예 일본 밖으로 나가 칼들고 설친이들

한국사에서 구한말 일본 낭인이라고 부르는 이들

이런 자들이 모두 이런 사람들이었다. 

안정된 사회에서는 기회를 도통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9세기가 삼정의 문란, 혼란의 세기였다면, 

수백년간 잘 먹고 살아온 종손과 장자들에게는 악몽 같은 시대가 열렸겠지만

안정적인 사회에서는 기회를 잡지 못하는 계층, 

서자, 지손, 그리고 가짜 양반들에게는 

이 시대야말로 일확천금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시대였음이 틀림없다. 

문제는 일본의 경우 바로 이러한 사람들이 메이지유신 이후 

정권을 잡고 벌열로 성장했는데

한국의 경우 이 사람들은 어찌 되었을까? 

이를 한 집안 한집안 따라가며 추적하지 않으면 

19-20세기 한국사회 격변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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