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 이야기

서자를 인정하지 않으면 안 보이는 조선후기

신동훈 識 2026. 5. 1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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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 이야기. 출전 에듀넷

 
예전에 필자도 조선후기의 자본주의 맹아론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임란 이후 화폐경제도 돌고, 광작운동, 경영형 부농, 뭔가 근대의 새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는 말을 철썩 같이 믿었다. 

그런데 조선시대 호적을 공부하게 되고, 일기를 하나둘씩 읽어 나가면서 

우리나라 자본주의 맹아론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화폐가 돌기 시작하고 시골에 장시가 생기기 시작한다는 17세기-. 

양반 한 집에 노비를 수백 명씩 거느린 집이 동네마다 가득했다. 

일기를 보니 화폐? 시장? 그런 게 어딨나. 

양반 주인님은 매일 일기에 선물 누가 뭘 가져왔나 적기 바빴다. 

자기도 그만큼 돌려줘야 할 터이므로. 

호적과 일기를 보면 볼수록 우리나라 자본주의 맹아론을 주장하던 이들은 

일차사료를 제대로 안 봤거나, 

아니면 다 알지만 고의로 뻥을 쳤거나 둘 중의 하나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한국 근대사의 정확한 이해는 이러한  사실을 액면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요즘 조선시대 17-18세기 자본주의 맹아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아예 말을 섞지 않는다. 

일차사료를 제대로 안보고 개설서만 보고 제 멋대로 떠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이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서자 문제다. 

우리나라는 서자에 대한 연구가 너무 없다. 

필자가 보기엔 우리나라 서자와 그 후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제대로 추산하면 놀랄 정도로 많을 가능성도 있고, 

이 글을 읽는 분 상당수는 서자의 후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는 우리나라 17-18세기 초반까지도 전체 인구의 절반이 노비였던 것 못지 않게 

충격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사실들을 전부 긍정하지 않는 한은 

우리나라 조선 근대사는 판타지를 벗어날 수 없다. 

조선 후기사의 연구의 시작은 한 축은

누가 뭐래도 서얼 연구부터 시작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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