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 족보, 일기 이야기 (역사인구학)

조선이 소비한 송감宋鑑이란? 그들의 독서폭

日莫途遠 2026. 8. 24. 07:09
반응형

통감


조선시대 일기에서 흔히 통감이라고 나오면, 

사마광이 쓴 자치통감 전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는 소미 선생이 쓴 통감절요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종이 수급이 원활치 않아 자치통감 전질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왠만한 장서가로 불리던 미암도 일기를 보면 자치통감 권질 빠진 책 채우기에 바빴고, 

다른 일기에서 통감을 읽었다 하면 앞뒤 문맥을 보면 거의 통감절요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요즘 한문서당에서 통감을 가르칠 때 거의 통감절요를 강독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조선시대 사족들의 독서의 폭은 우리 생각보다 많이 좁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 일기에 자주 나오는 책 중에 송감, 혹은 송사라는 것이 있다. 

이는 물론 송사 전질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송감이라는 것도 자치통감 같은 거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자치통감은 오대 시기에 끝이 나기 때문에 북송 건립과 함께 그 뒤의 역사는 통감에서 다루고 있지 않은데, 

송-원을 주축으로 금과 요의 역사를 부기한 편년체 사서가 바로 속자치통감으로 

이것이 송-원 대의 자치통감 속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간추린 것이 바로 자치통감절요속편이 되겠다. 

쉽게 말해 자치통감에 통감절요가 있듯이

속자치통감에 통감절요속편이 있었는데, 

이 안에는 속자치통감처럼 송-원대를 주축으로 금과 요의 역사가 함꼐 수록되어 있었다. 

조선시대에 자치통감 전질보다 통감절요를 읽고 많이들 통감 읽었다고 퉁쳤듯이, 

속자치통감 전질을 읽는이는 거의 없었고 이 절요속편을 읽고 속자치통감을 읽었다고 퉁쳤는데,
 
이 책이 북송, 남송, 금, 요, 원 다섯나라의 역사를 기재하였지만, 정통을 송나라에 둔 덕에 

권질 대부분이 송을 중심으로 기재되어 있어 (남송 멸망후에 비로소 원이 정통을 계승한 것으로 본다)

이를 간단히 송감, 혹은 송사라고 언급하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생각보다 많이 읽고, 실록이나 일기에도 자주 나오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많이 보이지 않아 필자가 아는 한 간단히 적어두었다. 

필자는 속자치통감을 북송 멸망 떄까지만 읽고 시간이 없어 던져두었는데 (중화서국에서 나온 10권짜리 책이 있다)

최근 규장각 장서각 디지털 자료에 이 송감이 들어 있는 것을 보아, 

반가운 마음에 다운로드 받아 두었는데, 언제 착수하여 읽게 될지는 모르겠다. 


https://jsg.aks.ac.kr/viewer/viewIMok?dataId=K2-137%7C001#node?depth=2&upPath=001&dataId=001

이미지뷰어 - 디지털장서각

jsg.aks.ac.kr


추신 1: 이 책은 조선시대 사료에 상당히 자주 나오는 책인데, 아직도 번역이 되어 있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조선시대 비슷비슷한 문집 하나 더 번역하는 것 보다는 이런 책 번역하는 편이 조선시대 사족들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나 한다. 

추신 2: 송감이라고 하니 송나라 역사만 적어놓은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이 책 원저가 속자치통감인 탓에 원나라가 북쪽으로 후퇴할때까지, 명나라 건국직전까지 역사를 다루었지만, 대부분 명분론 정통론에 따라 송나라 망할 때까지 송을 중심으로 쓴 탓에 이름이 "송감"이 된 것이다.

실제로는 북송건국에서 명나라 건국 전야까지의 역사가 담겼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