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 이야기

수수께끼의 책 열성수교 (3) 군역에서 빠지기 위한 혈안

신동훈 識 2026. 1. 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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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신씨 시조 高麗太師統合三韓開國代死功臣 壯節公 申崇謙 장군 후손에게 발급된 국서를 모은 <열성수교(列聖受敎)> 목판본 單冊으로 19장 분량이다. 변색 얼룩이 많이 번져 있으나 본문 상태는 양호하다. <크기> 18.5×31cm. 출처 한 옥션.

 

필자는 이런 와중에 

군역에 빠지다가 그렇지 못하게 된 이들, 

정부의 강경한 방침에 군역 면제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한 

양반 끄트머리에 있던 이들 

그리고 이미 향촌 중인의 위치에 떨어져버린 사람들이 

이 책이 정말 필요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에는 "귀천을 막론하고, 군역에서 빼주라"라는 말이 

어떤 문중의 열성수교이건 간에 반복적으로 적혀 있기 때문이다. 

이 열성수교라는 책은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다. 

열성수교의 주인공이 되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역사 기록이 실려 있고, 

그리고 이 인물을 찬양하고, 이처럼 훌륭한 인물의 후손은 "귀천을 막론하고 군역에서 빼주라"는

왕의 명을 받아 정부에서 발급한 교서의 카피가 여러벌 실려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내용은 거짓일까? 

필자는 이 책에 실린 내용 자체는 거짓일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로 인용해 있는 내용이 고려사 등 정사의 열전 내용이거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문중의 고문서의 내용이 실려 있는 점, 

두 번째는 군역에서 빼 주라는 근거가 되는 문서가 다른 것도 아니고 왕의 이름이 걸린 교서라는 점이다. 

아무리 간이 바깥에 나와있는 사람이라도 왕의 이름이 걸린 교서의 내용을 가지고 어떻게 사기를 치겠는가. 

이 책이 처음 나온 시기는 늦어도 정조 연간이니 

아직 왕조의 서슬이 만만치 않았던 때이기 때문이다. 

없는 교서를 가지고 필사본도 아니고 목판으로 찍어 낸다? 

왠만한 배짱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특히 이처럼 지위고하, 귀천을 막론하고 이 집안 후손은 군역을 빼주라는 정부의 명령서는 

열성수교에 실린 내용과 대동소이한

그 실물이 발견되어 학계에 보고된 바도 있어

이 책에 실린 내용 자체가 위조라고 보기란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스스로의 손발을 묶을수도 있는 이런 내용의 교서를 발급한 것일까. 

그 이유는 정부가 먼저 알아서 이런 성현의 후손은 편의를 봐주라고 명령 한 것이 아니고, 

내가 명현의 후손인데 부당하게 군역에 들어가 있다고 

그 당사자가 군역에서 빼달라고 관아에 먼저 요청하고 

그 내용을 정부가 받아 그래 그렇다면 빼주라고 결정하여 내려 보낸 이야기만 모아 이 책을 꾸렸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필자가 보기엔 당초엔 아마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개별 사안에 대한 정부의 결정 서안이 아니었나 싶은데, 

이를 한데 모아 목판으로 찍어내는 순간부터 그 성격이 일변하여

필요한 사람은 모두 이를 근거로 군역에 빼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또 그렇게 쓸 목적으로 열성수교라는 이름으로 책을 묶어 낸 것이 아닌가. 

실제로 이 책에 보면, 귀천을 막론하고 빼주라는 이야기 외에도, 

고강에 떨어졌더라도 군적에 편입하지 말라는 좀 더 구체적인 사례의 이야기도 보이니, 

이는 향교의 고강에서 떨어져도 군적에 넣지 말라는 뜻으로, 

결국 이처럼 향교의 고강을 통해 군역을 회피하던 이들을 새로 군적에 채워 넣던 시기-. 

17-18세기의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고강에 떨어진 누군가가 관청에 항의하고 

이를 받아 그래 얘는 군역에서 빼줘라 라고 결정해 내려왔던 글들을 

열성수교라는 이름으로 묶어 낸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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