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13): 즉신성불即身成仏
슈겐도가 여러모로 특이한 종교라는 이야기를 앞에서 했다.
슈겐도는 역사적으로 일본 불교 안에 녹아 들어가는 작업을 장기간 해왔다.
분명히 그 연원으로 보면 자연숭배의 애니미즘적 요소가 강한 종교이지만,
그들이 숭배하는 본존도 자오라는 부처 혹은 보살로 치환해 놓았고
자연숭배의 대상이 대는 곳도 불교도들이 존중하는 명산대찰과 상당히 겹친다.
이들은 불교 경전도 외우고 다니는 등 불교의 여러 요소를 상당히 흡수했다.
이 때문에 소위 말하는 일본의 신불습합의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완벽히 불교와 애니미즘이 합쳐져 독특한 신앙체계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런 종교는 한국에서 발전하기 어렵다.
아마 발생의 초창기, 혹은 발전기에 이단으로 비판받아 중도에 사라졌을 터이니.
아무튼 이처럼 독특한 체계의 슈겐도는 또 다른 측면에서 다른 종교와 차이를 보인다.
바로 죽음에 대한 관념.
슈겐도가 이처럼 자연속으로 들어가 수련하는 궁극적 목적은
바로 "즉신성불即身成仏"이다.
슈겐도는 이 즉신성불을 최고 수련의 결과로 간주한다.
즉신성불이란 무엇인가.
이 즉신성불이 스스로 목숨을 재단하여 죽음에 이르는 모습 때문에
불교의 소위 소신공양과 비슷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지 모르지만,
즉신성불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만 같을 뿐
그 배경에 깔린 생각은 소신공양과 완전히 다르다.
즉신성불의 이데올로기는 바로, 육신을 버리고 해탈하는 것이 아니라,
현생에서 얻은 이 육신 그대로 성불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슈겐도의 성불에서는 죽은 후 화장하는 다비식이 없다.
슈겐도의 성자는 자기 몸 그대로 성불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슈겐도에서 미라가 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