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18): 수백년에 걸친 즉신성불卽身成佛의 꿈
슈겐도修験道 성자의 즉신불卽身佛을 처음 보는 사람은
경외심 보다는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그도 당연할 것이 시신을 미라화해서 거기에 가사를 입혀 놓고
전시해 놓은 후 경배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좋은 감정이 생기기가 힘들 것이다.
그런데 슈겐도 즉신불의 경우
사진으로 대면하는 경우와
직접 즉신불이 모셔진 사찰을 방문하여 배견하는 경우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다.
앞에서 이야기한 즉신불 사찰 혼묘지本明寺 외에
필자가 직접 방문한 다이니치보大日坊라는 절도 그렇다.
이 절은 정식 이름이 瀧水寺大日坊으로
도쿠가와 막부 3대장군 이에미쓰徳川家光[1604~1651, 재위 1623~ 1651)의 유모 가쓰카노 쓰보네 (春日局)의 기진을 받아 그 권위를 더했었다고 한다.
이 절이 지금 유명한 것은 여기 모신 즉신불 때문이다.
여기 즉신불로 모신 분은 真如海上人으로 1780년에 입적(입정)했다.
인근 깡촌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불교에 심취하여 수련에 정진하다 죽음에 이르러
중생구원을 꿈꾸며 즉신성불을 위한 고행을 하여 마침내 즉신불에 이르렀다 한다.
절은 경내에 수국을 많이 재배하여 아주 아름답다.
즉신불은 바로 배견할 수 없고 약간의 시주돈을 낸 다음 스님의 법어를 들어야 한다.
필자도 다른 신자들과 함께 앉아 스님의 일본어 법어를 20여분간 들었다.
법어가 끝나면 다른방에 모셔진 真如海上人의 즉신불을 마침내 친견한다.
이 즉신불은 사진만 봐서는 느낌이 전해져 오지 않는다.
즉신불이 스스로 시신이 썩지 않고 성불하기를 희구하여 만들어진 것인대,
그 목적은 개인의 영달 보다는 중생의 구원에 있는 것이다.
수백년 동안 계속 되는 즉신성불卽身成佛의 꿈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