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을 끌어올리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
조선 후기 한국인은 18세기 이전까지도
대부분이 노비였다.
양반은 숫자가 얼마 되지 않았다.
남아 있는 호적으로 보면 너무나 명확해서 이를 부정하는 일은 바보같은 짓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노비사역이 주류가 되어 있는 사회에서 자본주의 맹아론 운운은 부질없는 시도라 본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 한국인 거의 절대 다수는
17세기 이전 노비 조상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필자의 말에 설마 하겠지만 조선시대 호적을 한 번만 실물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1700년대 호적만 봐도 양반 수는 많지 않고 절대다수가 노비다.
이들이 다 어디로 갔겠는가.
오늘날 한국인들은 모두 조상이 왕족, 양반, 귀족인 족보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대부분은 노비의 자손이다.
흔히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말을 한다.
헐리웃 영화를 보면 구대륙에서 갖은 고생을 하고 신분적 제약을 받아 고생하던 이들이
미국으로 건너와 성공하는 드라마가 있다.
톰 크루지의 파 앤드 어웨이 같은 영화가 대표적일 것이다.
신분을 상승시키고 자식들에게는 나보다 더 나은 삶을 만들어 주고 싶은 욕구.
이것은 그 누구도 쉽게 이야기할 수 없다.
필자는 20세기 후반 한국사회를 특징짓는 교육열을 망국병으로 폄하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이다.
자식만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겠다는 동기에서 교육에 올인한다는데
그것을 어떻게 욕할 수 있겠는가?
이를 "우골탑"이라던가
"망국병"이라던가 "참다운 학문이 아니고 출세욕"이라던가 하는 말로 비방하는 것은
한마디로 한가한 잡소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조선후기, 노비 계급의 신분상승을 위한 눈물 어린 노력,
이것은 20세기 들어 전 재산이 소 몇 마리인 이들이 그 소 팔아 아들 대학 보내는 우골탑과 교육열로 이어졌다.
18-19세기 노비들이 신분 상승하는 모습을 보면
한국사회 20세기 고도성장의 첫 발을 거기서 떼고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