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확인 작업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킨 OJ 심슨 사건, 고고학도 엎어버리다

앞서 DNA로 신원확인 작업에 대한 글을 하나 올렸다.
이 신원확인 작업은 고고학에서 발전한 것이 아니라
법의학 분야에서 발전한 기법이다.
신원이 불명한 인골이 하나 나왔다고 하자.
이 인골이 누구 것인지 어떻게 찾겠는가.
이것을 DNA 추출한 후에 여기서 신원을 찾아가는 기법
이건 전부 법의학계에서 다 확립된 방법으로
고고학 쪽에서는 옛 인골에서 DNA를 추출하면
그 방법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법의학 쪽에서 DNA로 신원확인을 하는 기법은
그 결과가 법정에서 증거로 이용되기 때문에
나와도 그만 안나와도 그만 하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일반적인 연구와는 결이 다르다
결과에 따라 생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할 판이기 때문에
DNA 신원확인 기법의 엄정함은 생각보다 훨씬 빡세다.
이 분야 연구가 이렇게 빡세진 이유 중에 하나가
미국에 있었던 유명한 O J 심슨 사건이다.
이 사건 이전에도 DNA를 분석하는 법의학 기법은 있었는데,
심슨은 당시 재판에서 DNA 분석으로 검사 결과로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외에도 몇 개의 증거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는데,
기억나는 것을 들자면, 그가 범행에 사용했다고 하고 기소한 장갑이 실제로 그의 손에 맞지 않게 작았다던가,
이런 방식으로 하나씩 검사의 기소 내용을 깨면서 결국 무죄 판결을 얻어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DNA분석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었다.
당시 심슨이 고용한 변호인들은 아주 유능한 사람들로
DNA 분석결과의 신빙성을 깨기 위해 사력을 다한 바,
DNA 분석이 잘못되었다고 공격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나와도 확률적으로 믿을 수가 없다는 방식으로 결과의 신빙성 문제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이 사건에서 결국 변호인의 전략이 먹혔는지 DNA 분석은 큰 타격을 입게 되었는데,
이 사건에서 자극을 받은 법의학계는 절치부심,
심슨 사건 이전과 이후가 다르다고 할 정도로 법의유전학 분야의 신빙성을 높이는데 사력을 다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DNA 검사 결과가 심슨 이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안정적 기반 위에 올라섰으니,
그렇게 성립된 기법을 고고과학에서는 기법만 홀랑 가져다가 고대인의 인골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지금 고고과학에서 이용하는 최신 기법의 대부분이 그러하니,
고고과학 분야 자체에서 창안된 기법은 없다 하겠다.

*** 편집자주 ***
늘 하는 말이지만 유물의 형식분류와 편년에 기반을 둔 문과대 고고학이 더 고고학에 기여할 길은 막혔다.
저 고고과학 성과를 가져와서 해석하는 일로 활로를 개척하려 하나 과학도들이 바보인가?
해석도 그네들이 한다.
결국 고고학은 자연과학이지 문과대 점성술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