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S & MISCELLANIES

여전히 강고한 농촌사회의 물물교환 전통

taeshik.kim 2023. 10. 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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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 나락이 안보인다. 쌀은 어디서 구하는가?



순전히 내 고향 기준이기는 하나 나는 거개 한국농촌사회가 같은 과정을 밟았다 보는데 개중 하나가 강고한 물물교환 전통이다.

내가 어린시절까지도 우리 고향에선 돈 구경하기 힘들었고 그 사용은 극히 제한적이었고 모든 것은 물물교환에 따라 삶을 영위했으니

그러다가 화폐가 유통되기 시작한 시점은 거의 정확히 교육제도 변화와 일치한다.

엄마 아부지야 당연히 까막눈이시라 학교는 문전에도 못가봤고 큰누이는 아마 국민학교도 안나오거나 다니다 말았으며 죽은 형은 국민학교 겨우 나와 중학교인가 다니다가 도망쳤고

가운데 누이는 중학교, 막내누이는 고등학교, 남동생은 훗날 전문대학을 나왔지만 고등학교도 계우 마쳤다.

국민학교는 의무라 했지만 말뿐이었고 문제는 중학교 이후. 등록금을 화폐로 지불해야 했으니 이에서 돈이라는 게 생겼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전부 물물교환이라 하다 못해 아부지가 담임선생 찾아가도 쌀을 가져갔다.

소금 반인 간고등어 간갈치 등등은 오일장에서 수급했으나 전부 물물교환이라 내가 잡은 산토끼를 주고 바꿔오는 식이었다.

지금은?

예서 관건은 농촌사정이라 우리 동네서 쌀농사 짓는 사람은 없다.

얼마전 장보러 가는 엄마 따라 김천 황금시장을 가는데 엄마가 추자를 가져갔다.  곡물 수급하는 중간도매상한테 그 추자를 넘기고 그 값에 해당하는 쌀을 가져왔다.

비단 엄마뿐 아니라 그 집엔 전부 그런 손님들이었다.

화폐경제? 금융경제?

웃기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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