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조언: 나이가 들수록 길을 잃지 마라
연구를 한 20-30년씩 하다 보면
이 연구가 더 낫지 않을까. 저 쪽이 더 폼나는 내용이 아닐까 하는
연구 주제에 관련한 고민이 생긴다.
하지만 한 30년 일하다 보면
실제로 과거에는 전혀 빛을 못 보던 쪽이
나중에 보면 엄청난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게 된다.
필자가 아는 한 AI-.
요즘 하는 사람이 없다고 정부에서도 투자하겠다고 난리지만
옛날을 돌이켜 보면 필자가 아는 한 이쪽 전공자가 우리나라에 없었던 것이 아니다.
과거에 있다가 왜 그러면 사라졌을까.
허무맹랑한 소리한다고 연구비를 줄여버리고,
연구비만 줄이면 괜찮은데 자꾸 소위 잘나간다는 쪽에서 구박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그래서 다른 나라보다 연구 주제의 쏠림 현상이 심하다.
많은 사람이 자기 분야 연구를 수십년간 유지하면서 자기 호기심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며 작업하는 게 아니라
짧게는 오년 길게는 십년 단위로 연구 주제가 계속 바뀌면서
연구비 투자도 그렇게 같이 움직이며 연구자들이 그 연구비 따라 몰려다니는 것이다.
이렇게 사양 업종이 되어 사라졌다가 나중에 그 분야에서 노벨상이 나오는 경우,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많다.
필자가 나이 60에 젊은 연구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한때의 유행에 따라 자꾸 자신의 관심사를 바꾸지 말라는 것이다.
어느 하나를 계속 하면서 하다 보면 연구지원이라는 것은 어떤 때는 많다가
다른 때는 없다가 그렇게 되는데
어떤 경우에도 자신이 하는 연구의 큰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큰 구조물을 그려가겠다고 해야지
그 유행을 타고 각광을 받는 것에 자족하면 결국 60 넘어서까지
해외학회 나가봐야 이름도 모르는 존재가 된다.
나이가 들면 호기심에 따라 자기가 하던 작업에서 벗어나 일을 해보더라도
반드시 원래 하던 작업으로 돌아올 수 있는 작업을 해야지
그렇지 않고 길을 잃고 떠돌게 되면
결국 그렇게 새로 친 가지는 연구에 활력을 주는 게 아니라
자기 평생작업에는 큰 마이너스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