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 漢文&漢文法

나는 꽃 보며 노래 부를 테니, 스님은 줄 없는 거문고나 한번 타시오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4. 15.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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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집稼亭集 제16권 율시律詩가 채록한 이곡李穀(1298~1351) 작품 중 하나로 연경燕京 체류 중에 연성사라는 사찰을 갔다가 그곳 옥잠화를 보고 썼다. 

이곡은 물론이고 한국 한시를 대표하는 명편 중 하나로 나는 꼽는다. 
 

옥잠화

 
연성사延聖寺 옥잠화玉簪花 시에 차운하다[次韻延聖寺玉簪花] 

돈 주고 사서 심은 그 뜻 얼마나 깊은지
비바람 몰아치면 정을 가누지 못하네
어찌 국색 뽐내는 화왕에 비기겠소만
천녀 따라 선심 시험하는 듯싶소이다
향 사르며 문 닫고서 누구랑 감상할까
지팡이 짚고 문 두드리며 혼자라도 찾아야지
나는 꽃 마주하여 이 노래 부를 테니
스님은 줄 없는 거문고나 한번 타시오

靑錢買種意何深。雨打風翻不自任。豈比花王誇國色。似隨天女試禪心。燒香閉閣誰同賞。拄杖敲門擬獨尋。我欲對花歌此曲。請師一撫沒絃琴。


[주-D001] 국색國色 과시하는 화왕花王 : 모란을 가리킨다. 모란의 비범한 향기와 색깔을 국색천향國色天香이라고 한다.

[주-D002] 천녀(天女)를……듯싶소이다 : 중인도中印度 비사리성毘舍離城 장자長者 유마힐維摩詰이 여러 보살菩薩과 사리불舍利佛 등의 대제자大弟子들을 대상으로 설법할 적에 천녀가 나타나서 천화天花를 뿌렸는데, 이때 일체 분별상分別想을 끊어 버린 보살에게는 이 천화가 달라붙지 않은 반면에, 아직 분별상을 단절하지 못한 대제자 등의 옷에는 이 천화가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유마경維摩經》 〈관중생품觀衆生品〉에 나온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2007

 
번역은 이상헌 선생 그것을 토대로 약간 손을 댔다. 

고전번역원 역주가 지닌 단점 중 하나가 역사 전고에 대한 해설이 거의 없다는 대목인데 이 역시 그러해서 연성사가 도대체 어디 있는 절인지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원나라 서울 연경燕京, 곧 지금의 북경에 있던 절이다.

따라서 이 시는 이곡이 원나라 체류 시절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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