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 이야기/오슈 후지와라와 히라이즈미

오슈 후지와라 미라(10): 동국에서 오랑캐를 막겠다는 쇼군

신동훈 識 2025. 6. 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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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미나모토)의 가문


겐페이 합전源平合戦 당사자인 헤이케平家와 겐지源氏는

양쪽 모두 무사들의 연합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우선 헤이케의 경우 정권의 수립에서 종말까지 시종일관 

마치 우리의 무신정권처럼 덴노를 바로 옆에 끼고 정치를 했다. 

헤이케의 정권 유지 방법은 후지와라씨藤原氏 섭관정치摂関政治와 유사하여 

자신의 딸을 황후로 넣어 손자를 덴노로 만들어 정권을 유지하려 했다. 

하지만 헤이케를 무찌르고 정권을 잡은 겐지는 이런 시도는 아예 하지를 않았으니, 

이제까지 덴노를 항상 끼고 집권 한 이전 정권과는 달리 

마치 다이라노 마사카도平將門처럼 수도인 헤이안쿄平安京를 떠나 멀리 동국東國 지역인 가마쿠라鎌倉에서 

덴노 없이 막부幕府를 개창하여 정권을 연 것이다. 

하지만 가마쿠라 막부는 어디까지나 덴노의 명으로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이 되어 

조정의 쇼군으로서 무가정권을 유지했으므로 

말하자면 조정과 대립하지 않는 방식으로 독립한 

다이라노 마사카도와 같은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정권의 기반은 마사카도와 마찬가지로 

동국의 무사들이었음은 물론이다. 

가마쿠라 막부의 개창자 미나모토 요리토모源賴朝의 선택은 절묘하여 

그는 덴노의 명으로 정이대장군이 되어 쇼군으로서 일본을 지배했지만 

정작 덴노는 수도에 남겨두고 그 자신은 힘의 근거지인 동국 지역을 떠나지 않아 

공가公家와 무가武家 사이의 지리적 분리가 이때부터 본격화했다고 생각해도 좋겠다.


가마쿠라 막부의 개창자 미나모토노 요리토모. 최근에는 이 초상화는 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는 의견도 있다

 
가마쿠라 막부에서는 그 최고 집정을 정이대장군이라 칭했다는 것은 

명분상으로는 동쪽의 오랑캐, 에미시를 막기 위해 

덴노로부터 정치군사적 힘을 위임받았다는 것일진대, 

그렇다면 이 시기가 되면 이 전 동북지역에서 완강하게 저항하던 
바로 그 에미시는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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