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슈 후지와라 미라(13): 반기를 드는 俘囚長들
야마토 정권이 이 지역을 영제국 체제에 편제한 후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지역에는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 이외에
이 지역민을 사적으로 통제한 우두머리들이 나오기 시작했으니
이들이 바로 자신들을 스스로 부수장俘囚長, 부수주俘囚主, 부수상두俘囚上頭 등으로 부르던 자들이었다.
에미시의 후예 집단을 지배하던 이들은
중앙에서 내려온 관리들이 이 지역을 통제하는데 협력하는 대신
현지인에 대한 사적 지배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 사람들이 바로 이 지역의 安倍氏 (奥州)、出羽清原氏、奥州藤原氏 등이다.
우리 역사에서 보자면 북방에서 한반도 정부의 통제를 받는 대신
현지인에 대한 지배를 확립한 여진족 수령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여진 안에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도 뒤섞여 있었지만
스스로를 여진족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듯이
동북지역 俘囚 집단 역시 거의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俘囚長, 俘囚主, 俘囚上頭 등이 야마토 조정과 현지 복속민을
중간에서 조정하는 조정자의 역할은
헤이안시대가 막을 내리고 야마토 정권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그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것이 되겠다.
이들은 서쪽 야마토 정권이 무너지고 무사들간 전란이 시작되는 기미가 보이자
지금까지 중앙 정권에 복속하던 모습을 버리고
본격적으로 이 지역을 자신들의 손에 넣고자 획책하기 시작했다.
야마토의 북벌에 의해 종속되고 헤이안 시대 내내 俘囚라는 이름으로 차별받던 이 지역민들이
마침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순간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