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열, 이제는 헤어질 결심] (1) 강남엔 혐오시설이 없다는 총리 후보자님
편집자주 : 포항시 추모공원 심포지엄(2024.04.18. 포항시 북구 청소년수련관 청소년극장) 발표 원고 장사시설, 혐오로부터의 탈피를 향하여- 관련 언론보도를 중심으로 - 원고를 5회에 걸쳐 나누어 전재한다.
애초 이 자리에서 초대될 적에 주최 측에서는 언론에 대한 호된 비판을 나한테 주문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언론의 고질하는 양비론이 더 문제이며, 나아가 이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장사시설을 혐오시설로 간주하는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저 앞에서 기자가 무심코 던진 “장례시설이 혐오의 이미지가 강한 만큼”이라는 구절이 나한테는 예사롭게 보일 수는 없는 대목이다.
저 말을 기자가 무심코 던졌다 했지만, 저 통념이 비단 언론에서 그렇게 간주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인가 아니면 우리 사회 전반의 저에 대한 통념인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본다.
나는 후자로 본다. 저 기자가 무심히 저런 말을 썼지만, 엄혹하게 말하면 저런 시각은 비단 언론만의 문제가 아니며, 어쩌면 우리 사회 전반이 장착한 통념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렇다. 장사시설=혐오시설 이라는 등식은 언론이 주입한 것도 아니며, 언론이 그것을 더 강화한 것도 아닌 우리 사회 전반이 심은 통념이다.
내친 김에 연합뉴스 지난 10년치 서비스 기사에서 ‘화장장’과 ‘혐오시설’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동시에 탑재한 사례를 검출했더니 모두 60건에 이르는 결과를 얻는다.
이런 사정이 다른 언론사로 확대한다 해서 별로 달라질 것은 아닐 것이므로, 이 정도로 경향을 본다는 취지로 봐주었으면 싶다.
그렇다. 화장장은 적어도 우리네 머리에선 혐오시설로 자리잡고 있는 것만은 현실이라고 봐야 한다.
한데 개중에 검출한 다음은 도대체 어찌 봐야 할 것인가?
김부겸 “강남에 혐오시설 전혀 없어…부담 나눠야”
송고시간 2021-05-06 15:28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박경준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6일 서울 강남 지역에 화장장 등 혐오시설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강남에) 혐오시설이 전혀 없지 않나”라며 “사회적으로 부담을 서로 나누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략)
예서 분명히 당대 정치를 주름 잡은 인물이며, 저 인사 청문회를 통해 국무총리까지 지내는 사람이 저와 같은 발언을 어찌 볼 것이냐 하는 문제 말이다.
저를 어찌 봐야 할 것인가? 그는 분명 화장장을 혐오시설로 간주했으며, 그런 혐오시설을 왜 강남에 없느냐 질타한다.
같은 논리대로라면, 앞서 본 다른 지역 사회들을 또 어찌 보아야 하는가?
물론 저 발언이 나온 배경을 우리는 누구나 짐작하거니와, 당대 정치역학 관계가 짙게 투영됐으니, 당시 기준으로는 야권의 텃밭으로서의 강남을 향한 공격이라는 차원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화장장=혐오시설’이라는 등식이 꼭 언론이 주입해서 그리된 것도 아니요, 언론이 그런 발언들을 전하기에 꼭 그런 것도 아니며,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할 몫임을 다시금 보이는 사례로 보아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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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심포지엄에 대해선 아래와 같은 보도가 있다.
https://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068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