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용도불명의 목활자본: 열성수교 (1)

신동훈 識 2025. 7. 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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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신분제도 격변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하나 써 보면, 

필자가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아 우연히 접한 이야기 중에 

열성수교列聖受敎라는 책이 있다. 

규장각에서 올린 해제 책 내용을 보면 이렇다.
 

고려의 개국공신 申崇謙 (?~927)의 후손들에 대한 우대 조치를 지시한 수교들과 신숭겸 관련 자료들을 모아 편집한 책이다.

 

서지사항
 
表紙書名, 版心題, 卷首題는 ‘列聖受敎’이다. 황색 표지의 線裝本으로, 표지 서명은 표지 좌측에 기재되어 있다. 본문 제1면 우측 상단에 ‘李王家圖書之章’이 날인되어 있다. 책이 작성된 시기는 본문의 가운데 “致祭太師祠文 維嘉慶二年歲次丁巳八月十六日”이라는 기록을 통해 1797년(정조 21)임을 추정할 수 있다.
 
체제 및 내용
 
본서의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로 「兵曹受敎」는 신숭겸 후손에 대한 우대 조치와 관련하여 병조에서 받은 수교를 기록한 것이다. 고려 개국 과정에서 신숭겸 이 세운 공적, 고려에서 신숭겸 을 표창한 내용, 조선에서 신숭겸  崇義殿에 配享하고 자손을 서용하도록 한 일 등을 언급한 다음, 신숭겸 의 후손들은 軍役이나 賤役에 差定하지 말 것을 지시한 내용이 실려 있다. 두 번째는 「禮曹受敎」로, 신숭겸 후손의 우대와 관련하여 예조가 받은 수교가 실려 있는데, 내용은 「兵曹受敎」와 거의 동일하다.
 
세 번째는 신숭겸 과 관련된 각종 책봉문과 제문, 행장 등이다. 「高麗冊命 本朝致祭文」은 고려 태조  신숭겸 을 공신으로 책봉한 책봉문과 고려 성종 ·현종 ·예종 대의 신숭겸 에 대한 추숭·포상 내역, 조선 숙종 대와 정조 대에 신숭겸 을 제향하는 사당·서원에 내린 致祭文 등을 기록한 것이다. 또, 「附行狀末端」에는 신숭겸 과 관련된 遺事와 행장, 1797년(정조 21) 정조  규장각 原任直閣 李始原 을 太師司로 보내 致祭했을 때의 제문 등이 실려 있다.
 
특성 및 가치
 
조선 정부의 신숭겸 에 대한 인식 및 그 후손에 대한 우대 조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이다.
 

 
 
그런데 이 책이 재미있는 점은 

신숭겸이 세운 공적이 이러이러하므로 그 자손을 우대해주라는 내용으로 썼다는 이 책이 

목활자본으로 꽤 많이 찍었는지 지금도 고서 경매 등에 자주 나오는 책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국내 박물관 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이 책을 꽤 많이 수집해 놓은 것이 보인다. 

아마 당시 찍은 부수나 판수가 좀 되었기 때문 아닐까? 

자주 찍고 찍을 때마다 적지 않게 뿌렸으니 지금도 남은 것이 있는 것일 터이다. 

내용을 보면 위 해제의 글과 마찬가지로, 

역대 신숭겸 후손의 우대에 대한 교서가 몇 개 실려 있고 (다른 왕의 치세에 나온 것들이다)

군역과 잡역에서 이 후손들은 현재의 신분을 막론하고 빼주라고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용도는 무엇일까? 

사서삼경처럼 옆에 두고 볼 책도 아니고 

일개 가문의 시조 이야기를 적고 

그 자손들 잘 대해주라는 이야기를 적은 책이 왜 이렇게 많이 보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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