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英佛 문화재 맞교환 전시
바이유 태프스트리-서튼후 보물 맞교대
'바이유 태피스트리' 900년만에 영국으로…내년 대영박물관 전시
김연숙기자
양국 정상 합의…프랑스에 서튼후·루이스 체스말 등 유물 대여 맞교환
1066년 윌리엄왕의 잉글랜드 정복과 11세기 생활상 생생히 묘사



이런 소식이 타전됐거니와, 살피면 대단한 결단이다.
모나리자(루브르박물관)와 로제타 스톤(브리티시뮤지엄)만 뺘졌지 양국에서 A급 혹은 초특급으로 분류하는 대규모 맞교환 문화재 전시다.
이 정도 전시라면 양국 정상이 합의해야 하는 사안인데, 실제 영국 스타머Keir Starmer 총리랑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이 이를 공식 발표한다 하니 말이다.
물론 이를 위한 실무 접촉은 많았을 것이며 이를 양국 정상이 추인한 것이다.
이번 맞교환 전에서 프랑스는 그 유명한 바이유 태프스트리Bayeux tapestry를 내놓고, 그에 대응해 영국은 또 그 유명한 서튼후 유물을 주기로 했단다.


이들 대표 유물은 각각 양국 문화를 대표하는 유산이다.
두 나라 대표 박물관 격인 루브르랑 영국박물관은 그 나라 대표박물관이라 하지만 실은 쪽팔리기 짝이 없어, 제국주의 박물관이라, 세계문화를 선전하는 문화기관이지 자국 문화를 선전하는 역할이랑은 거리가 멀다.
이는 저들 박물관 태생과 뗄 수 없거니와, 저 박물관 자체가 이문화 수집에서 시작된 것이고, 그런 이문화 수집은 그네들 막강한 제국주의 권력과 총칼을 앞세운 힘이 바탕이 됐거니와, 로제타 스톤도 모나리자도 실은 그네들 자국 유산은 아니다.
그런 와중에 이번 맞교환은 적어도 그 대표 상품만큼은 철저히 자국 문화 중심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바이유 태피스트리Bayeux tapestry는 전체 길이가 물경 70미터에 달하는 장대한 자수 천이다.
전체 58개 장면에 걸쳐 1066년 그 유명한 노르만 침공과 그 정점인 헤이스팅스 전투를 파노라마식으로 묘사한다. 우리네 의궤랑 아주 비슷하다 보면 이해가 쉽다.
이 전쟁을 통해 노르망디 왕 윌리엄은 해럴드 고드윈슨Harold Godwinson을 패퇴시키고선 영국 왕을 겸하게 되고 이리 해서 영국은 오랜 기간 프랑스 식민지가 된다.

이 자수는 내년 9월부터 영국박물관에 선시될 예정이며, 맞교환 형태로 영국에서는 앵글로색슨 시대 위대한 유산으로 통하는 서튼후 배 매장지 Sutton Hoo ship burial 유물과 또 다른 유명품 루이스 체스 말Lewis chessmen을 내어 놓는다.
문제는 바이유 태프스트리. 이 자수 작품은 11세기 영국에서 제작되었을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망디 바이유Bayeux 오도 주교Bishop Odo of Bayeux 의뢰로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이 장대한 자수는 11세기 제품이 지금과 같은 상태로 온전하게 남아 전한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라 봐야 하는데, 보존처리를 거쳤다 해도 그 생생함은 찬탄을 자아낸다.
이 태피스트리는 프랑스 여러 곳에서 전시되기는 했지만 국외 전시는 처음이 아닌가 하며, 더구나 영국 외출은 더더구나 처음이라 이번 교환 전시를 영국 언론들은 900년만의 귀환이라 표현하고 있다.


2026년 9월부터 2027년 7월까지 브리티시 뮤지엄 세인즈버리 전시 갤러리Sainsbury Exhibitions Gallery에서 장기간 선보인다.
아마 전시 기간 미어터질 듯한데, 그보다는 차라리 혹 이 실물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프랑스 현지를 찾아가는 편이 훨씬 좋다.
프랑스 박물관들이 그 대가로 받게 되는 서튼후 유물Sutton Hoo treasures이란 1939년 서퍽Suffolk에서 발견된 7세기 앵글로색슨 선박 매장지 ship burial에서 발견된 관련 유물들을 말한다.
특히 그 투구는 유명하다.


이번 바이유 태프스트리 대여 건과 관련해 영국 쪽 반응이 우리로서는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데, 우리 같으면 식민 지배 시작을 알린 저런 유물이 반갑기만 하겠는가?
암튼 영국박물관 관장 니콜라스 컬리넌Nicholas Cullinan은 바이외 태피스트리를 "영국과 프랑스의 깊은 유대 관계를 보여주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독특한 문화 유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