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

조선시대 문집은 족보와 같다

신동훈 識 2025. 11. 14. 07:10
반응형
조선시대 산림 파괴의 주범 목판과 문집

 
조선시대 문집 국역은 지금까지 많이 이루어졌다고 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게 이루어진 문집 국역에서는 이렇다 할 이차 연구가 많지 않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아니면 이름도 모르는 일기도 수백 수쳔 편 이차 저작이 쏟아져 나오는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왜 그런가. 

문집을 연구하는 분들이 능력이 안 되서 그런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문집에는 정보가 많이 없기 때문이다. 

송시열의 송자대전은 넘아 있는 권수만 200권에 육박하는 거질인데, 

송자대전에서 뭐 하나 제대로 된 연구가 나온 것이 있는가.

수준이 높아서 이해를 못 하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게을러서 일까.

필자는 역사학자도 인문학자도 아니므로, 

마치 지나가는 임금님을 보고 순진하게 벌거벗었다고 외치는 어린아이 심정으로 이야기해 본다면, 

애초에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그렇다. 

그렇다면 왜 아무것도 없을까. 

왜 조선시대의 그 수많은 문집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을까. 

그 이유는 문집은 학술서도 아니고, 논문집도 아니며, 

처음부터 족보와 같은 목적으로 펴 낸 책이기 때문이다. 

욕 먹을 만한 것 다 빼버리고, 

애초에 시 짓는 것 하고는 담 쌓을 것 같은 사람도 그래도 문집인데

시 없으면 되랴 해서 시도 어떻게든 모아서 넣고, 

혹시 주자님 언설과 반대되는 거 없는가 자기 검열해서 하다 보니, 

남은 게 없다. 

그러면 문집은 왜 필요한가? 

우리 집이 명문 벌열의후손이라는 것을 보장받기 위해 족보가 필요했듯이

문집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양반이 문집 하나 없어 되겠는가? 

이런 양반들의 욕망 덕에 

조선시대 우리의 숲은 목판 만드느라 더 빨리 사라지게 되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