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

족보가 그리는 구한말, 그리고 검안서류

신동훈 識 2025. 12. 2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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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족보 및 호적 서류 섭렵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검안서류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함인데, 

족보가 그리는 당시의 세계관과 

실제 검안서류나 역사기록이 보여주는 모습은 상당한 거리가 있다. 

구한말의 검안서류에 나오는 조선사회의 모습은 매우 미묘하다. 

노비가 어디를 보나 바글바글 한 사회는 더 이상 아니다. 

노비 사역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불과 백여 년이 넘는 짧은 기간 동안에 조선사회가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는 뜻이다. 

19세기는 그렇게 우리 역사에 엄청난 시대였다. 

단순히 삼정문란으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그런 시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이해에 있어 족보는 호적이나 역사 기록 만큼이나 중요한 정보를 때로는 전해 주지만, 

족보만으론 전혀 두 발로 설 수 없다는 데 이 사료의 문제점이 있다 하겠다. 

따라서 족보만 들고 당시 사회를 재구성하는 시도에 대해서는 필자는

이런 작업은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제3의 사료에 대해 교차검증하는 작업만 꾸준히 한다면, 

조선후기 사회, 구한말의 모습을 우리가 살펴보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필자는 몇 개 직계 계보를 이런 식으로 살펴 보았는데, 

그 작업 이후 상당히 구한말 사회에 대한 이해가 올라갔다는 것을 느꼈다. 

따지고 보면 일기 외에는 개인의 생활사, 집안의 생활사를 들여다 볼 사료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족보는 그대로 이용하기에는 매우 위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몽땅 가져다 버리기에도 아까운 사료라는 점은 분명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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