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

쥬라기 공원: 시스템을 흔드는 노이즈의 근원

신동훈 識 2025. 12. 2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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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이들은 주라기월드라고 알고들 있지만 

잊을만 하면 공룡을 들고 나타나는 이 영화 시리즈 기원은 

필자 또래가 아직 젊은 시절이었던 때 나왔던 "주라기공원"이 그 기원이다. 

주라기공원은 마이클 클라이튼이 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 소설을 읽어보면 영화와는 약간 결을 달리하는 내용이 주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에서는 주라기공원은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인간의 욕망이 낳은 산물로 

이 공원을 흔드는 것은 인간의 나태함이나 욕망이라는 개별적 요인이 아니라, 

주라기공원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구조적 취약성, 

이 때문에 공원이 완성되는 그 순간부터 노이즈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여 

결국 그 노이즈가 증폭하여 공원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끝난다고 할 수 있다. 

그 노이즈가 현실에서는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공룡이 탈주한다던가, 새끼를 못낳게 설계한 공룡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알을 낳아 부화시킨다던가,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이것은 주라기공원을 위협하는 노이즈가 증폭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전체의 일부일 뿐이지

공룡의 탈주, 공원 직원의 나태함, 욕망, 설계의 오류 등은 그 자체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노이즈의 다양한 모습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학술 이론과도 관련이 있는데, 

어떤 학술 이론을 만들어 놓으면 이 이론이 완성되는 그 순간부터 노이즈가 발생하기 시작하여, 

노이즈가 계속 증폭하여 나오는데 이것이 이 학술 이론에 대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이 완성된 학술이론을 위협하는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을 그냥 방치하거나 강제로 누르려 하면

이 이질적 의견들은 점점 증폭되어 마침내 견고하게 보였던 학술이론을 전복하게 되는 것이니, 

이런 사례는 필자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만고불변의 확실한 이론으로 생각했던 것을, 

관찰자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보고하는 연구들이 처음에는 무시되다가 

나중에 점점 동조자가 늘어나면서 기존의 이론이 흔들려 마침내 전복되는 과정이 필자가 목격한 것만도 여러 가지 있었는데, 

그 중에 몇 개는 노벨상을 수상한 것도 있다. 

요약하면 무엇인가 하면, 

학술 이론은 성립하는 순간부터 

그 이론에 도전하는 "노이즈"를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다. 

완성된 이론에는 노이즈가 반드시 따라 나오게 되어 있어

이를 방치하거나 강제로 누르지 않고 현명하게 노이즈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어떠한 학술이론이라도 이러한 과정을 등한시하면

그 노이즈는 점점 크게 증폭되어 결국에는 기존의 학술이론은 전복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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