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세력의 교체
우리나라 역사에서
지배세력이 교체된 가장 큰 계기가
무신정권기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시기에 이전까지 득세하던 문중들이 사라지고
무신정권기 이후 출현한 집안들이
여말선초의 격변기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져
구한말까지 대략 600-700년을 번영한 것이다.
이는 일본에서 무가정권 성립 이후
에도막부의 종식까지 사무라이 시대가 600여년 지속된 것과 비교할 만 하다 하겠다.
일본은 무가정권이 쓰러지고 메이지유신이 시작된 후
그야말로 엄청난 지배세력의 교체가 뒤따랐고
그 흐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좋겠다.
한국의 경우는 그렇다면
전부 양반의 후손이니 조선시대의 지배계급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소리일까.
한국도 20세기를 거치면서 지배세력의 교체가 뒤따랐는데,
필자가 보기엔 20세기에 활발하게 활동한 사람들은
모두 19세기 이른바 "유학 모칭자"들의 후예이다.
전통적인 뼈대있는 양반 가문이
지금까지 살아 남아 떵떵거리면서 사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말이다.
지금도 정재계 학계에는
우리가 원래 양반이고 구한말 거쳐 지금까지 계속 번영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지만
단언컨데 이들은 족보와 제대로 남아 있는 조선시대 호적만 있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단시간 내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를 넘어 21세기 현재 대한민국에서 번영하는 집안 중
18세기 이전부터 계속 번영하던 집안은 거의 없다.
우리는 뼈대 있는 집안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겟지만,
이미 19세기 이후부터 한국 역시 지배세력의 교체가 시작되었고
그 흐름은 20세기를 넘어 현재도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