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직감으로 마지막임을 안다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1. 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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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고학박물관에서



현지 그리스 시간 오후 두 시다.

남는 올림피아 하루 중 반나절을 예서 한 시간 거리 엘리스elis 라는 곳 유적과 그 고고학박물을 들렀다가 돌아오는 딱 어중간에 있는 피르고스pyrgos 고고학박물관을 구경하고 왔다.

사흘, 이게 참 묘해서 이곳에 오니 집에 든 듯 적이 편안하니 사람 마음 참으로 간사하다 하겠다.

옮기는 데마다 이러니 천성이 혹은 전생이 장똘뱅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른한 이 오후는 몸 좀 추스르고 낼 새벽 다시 차를 몰고 아테네로 간다.

아테네가 아지트는 아니라서 들어올 때 이틀, 에게해 섬 탐방 끝내고 이틀 머물렀을 뿐이니

이번에도 이틀 유숙하고는 이제 북쪽으로 올라가는 여정을 시작한다.

말은 골백번 들은 메테오라니 알렉산더 고향 아이가이니 하는 데로 갈 작정이다.





닷새 뒤면 벌써 아테네 입국 한달이라 무던히도 싸돌아 다녔으니 아마도 일주일 정도면 그리스 탐방은 얼추 고별을 고하지 않을까 한다.

이걸로 내가 무슨 장사를 하겠는가? 고작 sns 계정에 심심풀이 땅콩으로 소비할뿐이다.

어제 누가 참선 수행 중이냐 묻던데 맞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나라고 집이 편하지 않으며 이런저런 친구들이랑 노닥거림이 좋은지 왜 모르겠는가?

사서 하는 고생이다. 피 같은 내 돈 들여가며 하는 고난의 행군이다.

돈? 참 중요한 거 맞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지만 그건 돈 없이 사는 사람들이 자기만족 위해 하는 소리다.

그것이 전부가 아님은 잘 알지만, 나처럼 한이 많은 삶을 산 사람들은 이런 사서 하는 고생도 가끔 해봐야 한다.

앞으로 또 이런 날이 올지 모르나 이런 여행이 실상 내 인생에서는 마지막이라는 절박이 있다.

이제 이렇게 못나온다.

작년은 퇴직을 핑계로, 올해는 그 1년을 핑계로 나왔지마는 이제 내가 계획하는 이런 장기출타는 없다.

그 마지막을 나는 직감으로 안다.

그래서 더 조급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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