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평리 칠층석탑 토단(土壇)의 성격
작년 12월에 발표 후, 보완한 논문이 이번 신라사학보 60호(2024.4.)에 게재되었다.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의 특징과 건립시기>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주요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그동안 편년의 폭이 넓게 설정되던 석탑의 양식 특징을 재검토하고 건립시기를 추론해 보았다.
이번 논문은 진짜 고민을 많이 했는데, 특히 석탑이 자리한 토단(土壇)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가 매우 힘들었다.
예전 사진자료들을 찾고 찾으며, 여러 자료를 검토한 결과, 내가 내린 결론은 이 토단은 '자연구릉지이자 제방시설'이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추론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것이 바로 아래의 사진이다.
보는 바와 같이 현재와 같이 단독 토단이 아니라 길게 구릉이 연결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원래는 이렇게 자연 구릉이었는데, 어느 시점에 구릉이 단절되어 현재와 같이 단독 토단처럼 모양이 변형된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럼 이 구릉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아마도 남한강의 홍수로부터 탑평리 일대를 보호하는 자연제방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2018년 석탑 남쪽 일대를 발굴조사한 결과 구릉과 같은 방향으로 길게 확인된 석렬유구가 석탑의 토단까지 연결되는 것으로 보아,
구릉지에 연결되는 인위적인 제방을 조성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동안 탑평리 칠층석탑 주변으로 절터의 흔적이 확인되지 않아, 풍수비보사상에 의해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어 왔었는데,
살펴본 것처럼, 원래는 단독 토단이 아니라 자연구릉지이자 제방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통해
탑평리 칠층석탑이 풍수비보사상에 의해 건립되었을 것이라는 선행 연구에 좀 더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논문 원문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서현,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의 특징과 건립시기>, <<신라사학보>>60호, 신라사학회, 202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