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파도바 대학 해부학 이야기에 부쳐

신동훈 識 2025. 6. 1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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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단장께서 쓰신 파도바 대학 해부학 극장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써본다. 

사실 이러한 형태의 극장형태로 된 해부학 실습실은 

근대적인 부분은 아니다. 

중세 때에도 의사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은 있었고 

여기서도 이런 형태의 극장에서 실습을 진행하였다. 

중세의 해부학실습

 

흔히 서양의학의 경우 해부학 자체가 근대에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이 아니고 중세에도 해부학은 있었다는 뜻이다. 

파도바 대학의 해부학, 베살리우스의 해부학이 위대한 점은

이 해부를 자기 손으로 직접하고 관찰했다는 것이다. 

해부학을 관찰에 기반한 과학의 영역으로 진입시켰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위 그림을 보면 아래에 해부를 하는 이가 있고 

위에 이를 지켜 보는 이가 있다. 

위에서 지켜보는 이가 중세의 해부학 교수이고 

아래의 집도자가 바로 당시의 외과의 (surgeon)다. 

중세에는 외과의의 신분이 매우 낮아 잘 알듯이 이발사를 겸업할 정도였다고 하며

해부학 실습에도 이들이 집도하면 위에서 해부학 교수가 고대의 해부학서를 읽으며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로마시대 의사가 쓴 해부학적 지식이 중세 내내 제대로 수정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파한 것이 파도바 대학, 그리고 베살리우스다.

베살리우스는 자기가 직접 해부를 하고 그림을 그리는데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단순한 지식의 묵수였던 해부학을 관찰에 기반한 과학의 영역에 끌어올린 것이고, 

이는 관찰에 기반하여 지동설을 주장한 근대 천문학과 같은 차원의 변화라 하겠다. 

그래서 코페르니쿠스와 베살리우스를 근대과학의 첫발을 뗀 비조라 이야기 하는 것이다. 

파도바 대학에서 봐야 할 부분은 사실 그 해부학 극장이 아니라, 

그 안에서 직접 칼을 잡고 해부하며 인체의 구조를 자기 눈으로 확인하던 

베살리우스 본인에게 있었다고 하겠다. 

 

인체의 지동설, 그 진원지 파도바대학 해부학교실

 

인체의 지동설, 그 진원지 파도바대학 해부학교실

이 파도바 대학 해부학교실Anatomical Theatre of Padua이 근대 과학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여러 자리를 빌려 반복했거니와 이 사진 두 장은 모형이 아니라 실물을 찍은 듯하다.왜냐면 내가 현장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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