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 漢文&漢文法

한유韓愈 송이원귀반곡서送李愿歸盤谷序 첫머리 문장 분석 by 박헌순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2. 29.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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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韓愈)가 지은 송이원귀반곡서(送李愿歸盤谷序)는 명문장이다. 첫머리를 보자.


// 太行之陽에 有盤谷하니 盤谷之間이 泉甘而土肥하여 草木이 叢茂하고 居民이 鮮少라 //


거의 모든 번역서가 아래와 같은 구조로 번역되어 있다.

// 태항산 남쪽에 반곡이 있는데, 반곡 사이에는 샘물이 달고 땅이 비옥하여 초목이 무성하고 사는 사람이 적다.//

a. 태항산 남쪽에 반곡이 있다. (반곡의 위치를 대략 말하였다.)

b. 반곡 안에는 샘물이 달고 땅이 기름지다. (반곡 구역에 물맛이 좋고 토질이 좋다.)

c. 초목이 무성하다. (그곳에 풀과 나무가 우거졌다.)

d. 주민이 적다. (그곳에 사는 인구가 적다.)

a는 별 문제가 없다. 그런데, b,c,d는 상호 어떤 관계가 있을까?

 

물론 상상화다. 한유가 이리 생겼을 것이라는 욕망을 투영한 구상화다.




물맛이 좋고 땅이 기름진 곳은 ‘마을’이 들어서기 좋은 지역이다.

‘천감이토비’는 ‘사람살기 좋은 지역’을 뜻한다.

//샘물이 달고 땅이 비옥하여 초목이 무성하고 사는 사람이 적다.//


위 번역문장은 무슨 뜻일까?

1.샘물이 달고 땅이 비옥하여 초목이 무성하다, 그러나 사람이 적다.

2.샘물이 달고 땅이 비옥하여, 초목이 무성하고 사람도 적다.

1번은, 초목이 무성한 이유가 물이 좋고 땅이 비옥하기 때문이라는 말이겠다.

2번은, 초목이 무성한 것과 사람이 적은 것이 모두, 물이 좋고 땅이 비옥하기 때문이라는 말이겠다.

어느 쪽이든 문장 논리가 이상하다.

저 원문은, 이렇게 번역하는게 옳을 듯 싶다.


// 반곡 안은 물맛이 좋고 땅이 기름진데, 초목만 무성하고 사는 사람이 별로 없다. //


또는


//반곡 안은 물맛이 좋고 땅이 기름지지만 초목만 무성하고 사는 사람이 거의 없다.//


草木叢茂와 居民鮮少는 댓구처럼 짝으로 쓰였으므로 붙어다니는 구절이다.

‘泉甘而土肥하여 사람이 마을을 이루고 살기에 좋은 지역이지만, 사람은 안 살고 초목만 무성하다.’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원문에 토를 붙이자면, ‘泉甘而土肥하여’는 ‘泉甘而土肥한데’ 또는 ‘泉甘而土肥하나’쯤으로 붙여야 한다.

泉甘而土肥와 草木叢茂居民鮮少를 병렬형으로 볼 수 있을지는 더 고민해봐야겠지만,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泉甘而土肥하고’로 붙일 수도 있다.

하여튼, ‘泉甘而土肥하여’의 ‘~하여’는 답습되고 있는 오류로 봐야 할 듯싶다.

기존 번역문(a,b)과 고친 번역문(c)을 비교해 보자.

어느 것이 정답일까?


a. 반곡 안에는 샘물이 맛 좋고 땅이 비옥하여, 초목이 무성하고 사는 사람은 드물다.

b. 반곡 안에는 샘물이 맛 좋고 땅이 비옥하여 초목이 무성하고, 사는 사람은 드물다.

c. 반곡 안에는 물맛이 좋고 땅이 비옥한데, 초목이(초목만) 무성하고 사는 사람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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