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복을 버리고 자존심만 취해라
요즘 한국문화가 약진하는 모습을 보면
이것이 사실 80년대 일본이 한참 잘나갈 때
일본에서 원하던 일본문화의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쪽에서도 이리 만들기 위해 그렇게 돈을 붓고 국가적으로도 지원했는데
결국 그게 잘 안 되고 끝나버렸다.
필자는 일본의 대중문화 전략의 실패에서 가장 큰 원인은
일본문화의 고유성에 지나치게 집착한 것이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일본의 문화에서
다도, 할복, 우키요에 등
일본문화의 고유한 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기를 원하고
실제로 그런 쪽에 돈을 때려 부었다.
일본문화가 그자체 통채로 서구에서 존경받기를 원하고
이것은 국력만 받쳐준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는 말이다.
물론 90년대 이후 일본의 기나긴 침체기가 없었다면
이러한 일본문화의 세계적 표준화가 가능했을지 어쨌는지 모르겠는데,
적어도 이런 전략은 한국에서 취할 전략은 아님은 확실하다 하겠다.
미국에서는 일본의 할복, 하면 태평양전쟁기 가미가제와 맞물려
매우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할복이 뭐 대단할 것은 없다.
형벌은 사대부에게까지는 올라가는 것이 아니니
그에게 스스로 죽을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이것은 동아시아에서 공유된 사생관이었다고 할 수 있다.
사대부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스스로 죽을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그 발상 자체가 조선의 사약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는 말이다.
이렇게 보편을 버리고 할복이라는 특수성만 취하면
세상 사람들은 그 문화를 오타쿠로 볼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이것이 일본문화가 그 물량공세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류문화로 진입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다.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어차피 세계는 앞으로 하나가 된다.
역사도 민족사 같은 이런 쉰내 나는 역사관은 소멸할 것이다.
진정한 인류사가 우리 죽기 전에 모습을 드러낼 텐데,
한국사에서는 그 정신만 취하고 개별적 특수성은 조각내서
인류보편의 역사를 만드는데 벽돌로 써야 한다.
오늘날 디즈니나 넷플릭스에
갓쓴 선비가 나오고 한국 역사물이 나와도
세상사람들이 몰입하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거나 잘 보면 없던 것도 보이기 때문이 아니다.
한국 역사가 민족사이어야 할 시대는 이미 갔다.
놔둬도 잘 하는 애들 괜히 족쇄 씌울 생각하지 말고
한국사에서 민족사 개념을 뽑아 내어 쓰레기통에 이제 쳐박아야 할 때다.
https://youtu.be/ekr2nIex040?si=meIhg4pPmSbp2f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