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19세기 가짜 양반들을 다시 보기
신동훈 識
2025. 7. 10.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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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희극계의 거성 구봉서 배삼룡 선생의 "양반 인사법"이다.
이 희극은 언제 봐도 정말 웃기는 장면이지만
19세기에 각 향촌마다 넘쳐난 "가짜양반"들이 과연 저렇게 맹한 모습이었을까?
우리가 세상 살다 보면
남들 다 안 된다고 하는 것도 희안하게 되게 만들어 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박정희 정주영을 만나면 크게 출세하는 것 아니겠는가?
19세기 양반으로 올라선 이들은 바로 "어떻게든 안 되는 것을 되게 만들어 오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들은 호적으로 상징되는 양반사회의 빈 구멍을 찾아서 끊임없이 기회를 노리다가
그것도 수십 년에 걸친 공작으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족보에 양반으로 자신과 가족들을 올려놓고
이를 발판 삼아 더 큰 재부를 추구하면 살았던 사람 아니겠는가?
19세기 가짜 양반들은 무식한 졸부가 아니라
그 손에 걸리면 안 되는 것도 되게 바뀌는 수완 좋은 사람들이었음에 틀림없다.
이들이 구한말을 거쳐 일제시대에는 어떻게 바뀌는지,
해방 이후에는 어떻게 변신하는지를 살피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필자가 확신컨대,
바로 이 가짜양반 후손들이 20세기 한국사회의 빠른 근대화에
큰 공헌을 했을 것이라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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