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 만해서 놀라고, 흔해서 또 놀라는 후쿠사이 파도 후지산

꼴랑 2주간만 전시한다 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이거 가져 와서 꾸민다고 국립청주박물관이 고생한 모양이라
우키요에 중에서는 우리한테 가장 널리 알려졌을 장면이라
저건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1760~1849)라는 작가 부악 36경富嶽三十六景 중 한 장면이라
가나가와오키나미우라神奈川沖浪裏라 후쿠사이 스스로 명명했거니와
포착한 시점이 바다 쪽에서 내륙을 바라본 것이니,
일렁이는 파도 사이로 왔다리갔다리 휘청휘청하는 배 세 척이 보이고
그것을 뚫어 정면 정중앙 맨 뒤쪽에 눈에 절반쯤 덮인 후지산이 들어오거니와
물결을 눈발처럼 표현한 대목이 이채롭거니와
문제는 저것이 주는 착시다.
일렁이는 파도, 그리고 저 장대한 스케일에 지레짐작하고선 저 그림이 매우 장대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은 코딱지 만해서
25.7 cm × 37.9 cm
에 지나지 않는다.
도화지 정도라 생각하면 된다.
그런 까닭에 저 그림을 처음 대하는 사람은
잉? 웬 코딱지?
하거니와
그래 솔까 多色刷木版画, 간단히 말해 판화니, 저 시대 판화가 커봐야 얼마만 하겠는가?
도판으로 볼 때는 우왕! 했다가
처음 실물 봐서 그 크기에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대표작이
1. 저 친구
2. 모나리자
라, 후자 역시 코딱지에 지나지 않는다.
뭐 저 장면 보고 노인과 바다를 생각했다간 오산이다.
나아가 우리가 흔히 망각하는 사실이 저건 판화라는 대목이다.
판화...원판이 있고, 그에다가 조각하고선 물감 묻혀 사정 없이 막 찍어낸다.
저 목판화는 원본이 남았는지 어떤지는 내가 모르겠다.
또 몇 장을 찍어냈는지도 모르겠다.
저게 궁금해서 챗지피티 물어보니 이리 답한다.
While the initial number of prints made of Hokusai's The Great Wave off Kanagawa is unknown, it's estimated that around 8,000 were produced before the woodblocks wore out. As of recent research in 2024, fewer than 200 copies are believed to survive, with one scientist cataloging 113 identified prints worldwide.
간단히 말해서 원판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jollari 찍어댔고,
그 수량 어림짐작 8천 장이라 하며 개중 현재까지 살아남은 것이 200장 정도라 한다.
원판은 없어졌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