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타임슬립해서 가는 조선시대,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 사회

이 몸 삼기실 제 님을 조차 삼기시니,
ᄒᆞᆫ 緣연分분이며 하ᄂᆞᆯ 모ᄅᆞᆯ 일이런가
나 ᄒᆞ나 졈어 잇고 님 ᄒᆞ나 날 괴시니,
이 ᄆᆞ음 이 ᄉᆞ랑 견졸 노여 없다.
平평生에 願원하요 ᄒᆞᆫ 녜쟈 ᄒᆞ얏더니,
늙거야 므ᄉᆞ 일로 외오 두고 글이ᄂᆞᆫ고.
엇그제 님을 뫼셔 廣광寒한殿뎐의 올낫더니,
그 더 엇디하야 下하界계예 ᄂᆞ려오니,
올 적의 비슨 머리 얼킈연 디 三삼年년이라.
臙연脂지粉분 잇마ᄂᆞᆫ 눌 위ᄒᆞ야 고이 ᄒᆞᆯ고
ᄆᆞ음의 친 실음 疊텹疊텹이 혀 이셔,
짓ᄂᆞ니 한숨이오 디ᄂᆞ니 눈믈이라.
人인生은 有유限한ᄒᆞᆫ 시ᄅᆞᆷ도 그지업다
無무心심ᄒᆞᆫ 歲셰月월은 믈 흐ᄅᆞᄃᆞᆺ ᄒᆞᄂᆞᆫ고야.
炎염涼량이 ᄅᆞᆯ 아라 가ᄂᆞᆫ ᄃᆞᆺ 고텨 오니,
듯거니 보거니 늣길 일도 하도 할샤.
정철 사미인곡 첫 대목이다.
그래 곰곰 살피면 사전 도움 없이 그런 대로 따라갈 만한 대목은 없지는 않되
문제는 저런 말들이 일상인 시대가 대략 400년 전 조선중기다.
폭군의 셰프는 저보다도 다시 백년을 앞서 훅 치고 올라갔다.
대략 500년 전이다.
저 시대 딱 맞는 한글자료가 분류두공부시언해다.
그 언해 봐라!
사전 없이 도무지 읽을 글이 없다.
간단히 말해서 500년 전 이 땅 우리 조상들이 쓰던 일상언어는 21세기 한국어와는 외국어다.
타임슬립?
다 좋은데 그렇게 500년 격차를 둔 사람들이 만났다면 오로지 같은 한국인 인종이라는 것만으로 말이 통했을 것 같은가?
서로가 90%는 무슨 말인지도 알아먹지도 못한다.
같은 한국어 계통이라 해서 당연히 말이 통할 것 같다는 이 무의식부터 타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