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 이모저모

고구려를 개구리로 만든 이덕무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9. 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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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금와가 개구리는 맞다.

 
유득공 한담집인 고운당필기古芸堂筆記 제1권에 보이는 말이다. 

신라는 새 나라다〔新羅者新國〕

이무관李懋官(이덕무)이 말하기를 “고구려는 우리말로 개구리다. 고주몽이 금와金蛙의 아들이므로 국호를 고구려라고 한 것이다.” 했다. 

나도 “신라란 새 나라다. 우리말로 새것을 ‘새[斯伊]’라고 하고, 국가를 ‘나라羅羅’라고 한다. 신라를 또 달리 사라斯羅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한 신로新盧라고도 하는데, 라羅와 로盧는 발음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또 임라任羅니 가라加羅니 탐라耽羅니 하는 따위가 있는데, 모두 아무 나라 아무 나라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산고수려니 일신망라니 하는 의미 부여는 모두 종래의 견강부회한 말들이다.

당시의 군호君號와 관명은 모두 우리말을 썼는데, 어찌 한자어의 의미를 따라서 나라 이름으로 삼았겠는가.

李懋官曰:“高句麗者,方言蛙也。高朱蒙,金蛙之子,故國號高句麗。” 余亦曰:“新羅者,新國也。方言,新曰斯伊,國曰羅羅,新羅一號斯羅者以此。亦稱新盧,‘羅’與‘盧’,音相類故也。”
又有任羅、加羅、耽羅之屬,皆言某國某國也。然則“山高水麗”、“日新網羅”之義,都是從來傅會之說。當時君號、官名皆用方言,曷嘗取義而立國號哉?


[주-D001] 이무관이 …… 하였다 : 이덕무의 《청장관전서》 권33 〈려(麗)〉에 “일찍이 나는 생각하기를, 고구리(高句驪)의 선대가 금와(金蛙)인데, 우리나라 방언에 와(蛙)를 개구리(喈狗里), 또는 왕마구리(王麻狗里)라 칭하므로, 옛날 사람들이 솔직하고 순진하여 곧장 그 이름으로 국호를 삼고 겸해서 그 위에다 고주몽(高朱夢)의 성을 얹어 고구리라 했던 것이 아닌가 여겼다. 이역의 방언은 소리만 있고 글자는 없는 것이 매우 많은데, 중국 사람들은 그 음을 번역하여 글자로 만들었기 때문에 전연 뜻이 없다.”라고 하였다. 이덕무는 유득공과 같이 고구려의 국호가 본래 우리말에서 비롯되었다고 추정한 것이다.

[주-D002] 산고수려(山高水麗) : 안정복의 《동사강목》 부록 상권 하 〈조선 명호(朝鮮名號)〉에 고려의 국호가 이 구절에서 나온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주-D003] 일신망라(日新網羅) : 《삼국사기》 〈신라본기 제4〉에 “신(新)은 덕업이 날로 새로워진다는 의미이고, 라(羅)는 사방을 망라한다는 의미이니 국호로 삼기에 알맞다.”라고 하여 신라의 국호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였다. (이상 한국고전번역원 전재) 
 

일언이폐지한다. 

어림반푼어치도 없다! 

고구려를 개구리로 만든 이덕무나 신라를 새나라로 만든 유득공이나 피장파장이라 저 대화를 보면 덤앤더머를 보는 듯하다. 

단, 우리가 높게 쳐야 하는 대목은 끊임없는 의심이다.

저들은 궁금했다.

그래서 파고 들었다.

학문의 시작은 호기심과 의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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